지난 21일 다산신도시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야쿠르트 아줌마’ 변미숙(57·사진) hy 프레시 매니저는 영업 비결을 이같이 전했다.
‘영업 고수’로 불리는 매니저들에게도 신도시는 ‘험지’라고 했다. 단골고객 한 명도 없이 ‘맨땅에 헤딩’을 해야해서다. 생면부지 타지인들이 한꺼번에 모이다보니 타인에 대한 경계심 또한 큰 편이라 했다.
지난 2019년부터 경기도 남양주 다산점를 맡은 변 매니저에겐 이런 신도시가 오히려 ‘기회의 땅’이 됐다. 지난 한 해 그녀가 올린 매출액만 2억5000만원. 전국 1만1000여명의 매니저 평균인 1억2000만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매년 최고 매출액을 달성한 매니저들을 선정하는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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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섰다가 어린이집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아 발을 동동거리던 워킹맘에게 자신이 등원시켜주겠다며 아이의 손을 잡아주었다. 어르신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지나갈 땐 냉장 카트 ‘코코’를 몰고 나서 짐꾼 역할을 자처했다. 깜빡하고 켜둔 가스 불을 꺼달라거나 집에 홀로 계신 노모의 투약 시간을 챙겨달라는 이들을 위해 선뜻 길을 나서기도 했다.
오랜 기간 친근함을 앞세워 동네 곳곳 녹아들었던 매니저만의 강점이 이곳 신도시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된 셈이다.
변 매니저는 “고객이든 아니든 중요치 않고 그냥 삶을 살면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그것대로, 또 일은 일대로 만족하면서 살았다”며 “그렇게 만난 이들이 한 두번씩 제품을 사가다가 나중엔 고정 배달 고객이 되시더라”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hy가 최근 공을 들이는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매니저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고객들에게 우유 단 하나를 배달시키더라도 ‘미안해하지 말라’라고 말한다”며 “동네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때문에 단 하나의 제품이라도 제때 정확하게 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몇 번 이용하시다가 고정 배달로 넘어오시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변 매니저가 다산신도시를 맡은 첫해 고정 배달 고객은 100여 가구 수준이었지만 3년여 만인 최근 300여가구를 넘어섰다.
마지막으로 변 매니저는 경력 단절로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주저없이 매니저를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변 매니저는 “영양사로 사회에 첫 발을 디딘 후 10년간 일하다가 결혼을 하며 소위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됐다”며 “지난 2003년 아이가 36개월이 되던 때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자 큰 기대없이 매니저를 시작했는데 아이는 이제 대학생이 됐고 나는 올해 9월로 20년 근속을 했다. 그만큼 좋은 직업이라는 얘기”라면서 2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도 다시 매니저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