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웅 UNEP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는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사전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금융 흐름이 바뀌면서 ‘탄소본위제’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가격을 부과해, 탄소 배출이 곧 돈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그는 “금융에 탄소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는 것”이라며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기업은 같은 상품을 만들어도 추가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융에서도 기후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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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금융계는 기후 리스크 관리에 보다 엄격할 수밖에 없다. 임 대표는 “기후리스크 관리를 통해 금융안정성 및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기후변화 문제에 앞장서고 있다”며 “탈 석탄은 당연하고 정유, 철강, 시멘트 등 화석연료 산업을 다 찾아내 관리 대상으로 한다”고 했다.
임 대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기후금융을 제도화하고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행동·정책·기술·자본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 중 행동 변화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5% 내외로 결국 기술과 정책이 핵심이다. 임 대표는 “기술과 돈이 만날 수 있는 중간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 텍소노미”라며 “텍소노미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기후 분야에 자본이 흘러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제정됐고, 기업이 잇따라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을 선언하는 등 기후금융의 기반은 마련됐다. 임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기후금융을 정착시킬 때”라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환의 흐름을 읽고 발 빠르게 대응하면 오히려 한국 금융과 기업들에 기후변화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