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중 봉쇄·비축유 방출 등에 4% 하락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를 확산하면서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였다.

(사진= AFP)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대비 배럴당 4%(3.97달러) 하락하며 94.29달러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팩트셋에 따르면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월25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4.2%(4.30달러) 내린 98.4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16일 이후 최저가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봉쇄 지역을 확대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하락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가 도시 봉쇄 2주째로 접어들고 있으며, 주요 대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는 광둥성 광저우와 푸젠성 닝더시도 봉쇄 위기에 처했다. 광저우는 주민 전수 검사에 돌입했으며, 닝더는 일부 교통 통제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상하이의 봉쇄 조치가 풀리더라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원유 수요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고 봤으며, 상하이 봉쇄로 전체 석유 소비량이 하루 최대 13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대표는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은 (원유)시장을 가장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면서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대규모의 봉쇄를 가져올 경우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원유 공급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한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의 전략비축유를 방출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IEA는 앞으로 6개월 동안 비축유에서 2억4000만배럴을 방출할 계획이다. 이 중 미국이 1억2000만배럴을 맡는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전략 비축유 물량이 향후 6개월 동안 하루 130만배럴에 달해 하루 100만배럴의 러시아 원유 부족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럽연합(EU)에 러시아산 원유 물량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모하메드 사누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러시아에 대한 현행 제재나 혹은 잠재적 제재가 최악의 원유 공급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