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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리스크는 젠더 전쟁…여가부 바꾸고 롱테일 정책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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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1.08.09 06:45:00

[대선 경제책사 인터뷰]우석훈 성결대 교수 ①
“남녀 갈등이 젠더전쟁으로, 향후 10년간 격화될 것”
“원인은 경제 탓, 文 부동산 격차도 2030 갈등 키워”
“기재부·여가부 바꿔 제대로된 장기 정책 만들어야”
“전국민 기본소득 과욕, 실업난 청년 집중지원해야”

[이데일리 최훈길 원다연 기자] “지금의 젠더갈등이 젠더 전쟁까지 갈 것입니다. 앞으로 10년간 전쟁이 벌어질 거에요. 원인은 바로 경제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의 경제 책사이자 싱크탱크인 온국민행복정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우석훈 성결대 교수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민주당 정권이 10년은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년에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제대로 된 경제해법 나와야 젠더전쟁 끝날 것”

그동안 우 교수는 ‘88만원 세대’,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 ‘리셋 대한민국’ 등 저서에서 한국사회의 화두를 경제학자의 눈으로 날카롭게 꼬집어 왔다. 내년 3월9일 대선은 민주당이 그동안 `집토끼`로 생각했던 20대가 남녀로 분열돼 갈등하면서, 여권이 고전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게 우 교수의 전망이다.

우석훈 성결대 교수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1968년 서울 출생 △연세대 경제학과 △파리 제10대학 대학원 경제학 박사 △총리실 산업심의관실 전문위원 △성공회대 외래교수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타이거픽쳐스 자문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현) △온국민행복정치연구소 소장(현) △성결대 교수(현)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우 교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의 짧은 머리를 두고 벌어진 논란 등을 언급하면서 “이제 젠더 갈등이 시작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앞으로 젠더 전쟁까지 격화되고 여성에 대한 `묻지마 테러`도 더 빈번해질 것”이라며 “외국과 달리 한국은 젠더 갈등을 활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더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격화되는 배경은 경제 때문이라는 게 우 교수의 진단이다. 저(低)성장 국면에서 경제적 파이는 한정돼 있는데, 양극화는 더 심화하고,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폭등한 게 젠더 갈등의 뇌관으로도 작용했다고 봤다.

그는 “문 정부에서는 부동산 격차까지 생겨 2030세대의 불만이 커졌다”며 “청년들이 똑같이 힘들지만 남성은 공격 대상으로 경쟁자인 여성을 겨냥하고 있으며, 지금 10대가 20대가 되면 젠더 갈등이나 여혐(여성혐오) 문제는 최고점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우 교수는 “제대로 된 경제적 해법이 나와야 이 문제가 좀 더 빨리 해소될 것”이라며 경제정책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 충격, 젠더 갈등이 긴 꼬리처럼 `롱테일(long tail)`로 장기화할 것이기 때문에, 경제정책도 롱테일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분리하고, 여가부는 양성평등부로”

우 교수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조직 개편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조직 개편론은 민주당 내에서도 제기되는 이슈다. 그는 “지금 기재부는 이명박 정부에서 예산과 공공기관 정책까지 다 합쳐져 너무 힘이 센 거대 부처가 됐다”면서 “조직을 분리해 이명박 정부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룡 부처가 된 기재부를 분리해 견제와 균형이 이뤄져야 제대로 된 경제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 교수는 여성가족부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고위직 여성 부족, 여성 비정규직 문제 등을 고려하면 여가부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만 조직을 존치하더라도 양성평등부 등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며,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보편적 공감을 얻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정부 조직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정정책도 필요하다고 봤다. 일례로 실업난에 처한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을 두텁게 주는 방식이다. 그는 “민주당, 정의당은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인 생활임금제에 대해 공감해 왔고, 보수정부에서는 노인을 위한 기초연금이 도입됐다”며 “앞으로는 일정소득 이하의 문화인·농민·청년·장애인 취약계층부터 생계에 필요한 기본소득을 지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전(全)국민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과욕”이라며 “재원이 감당할 수 있을 지, 기존 복지제도의 조정을 어떻게 할 지 등 어려움이 많은 만큼 큰 충격을 주기보다는 청년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바꾸면서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우 교수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특정 성별에 편중된 직업의 경우에는 쿼터제를 유지해 일정 비율 이상 남성이든 여성을 고용했으면 한다”며 “특히 저(低)임금 남성들을 위한 지원 제도를 개발했으면 하는데, 저소득 백인 노동자들이 민주당에 실망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뽑은 전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저(低)임금 남성들의 실망·소외감을 줄이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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