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며칠 전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쓰레기”라고 지칭하며 “4월7일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 전날 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 환자”라고 비난했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은 3기 암환자 같은 신세”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유권자들의 식견과 안목을 무시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막말에 가까운 발언들이었다.
본질과 관계없는 말꼬리 잡기도 계속되고 있다. 그제 있었던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의 TV 토론에서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현장 입회 여부를 놓고 양측이 지루한 말싸움을 이어간 탓에 유권자들이 후보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될 정책과 미래 비전을 제대로 검증하기 어려웠다.
선거가 중반전을 향하면서 유언비어도 난무하고 있다. 지난주 부동산·복지·법률 등을 테마로 한 네이버 카페 8곳에는 오 후보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비정상적으로 여러 계정을 생성해 동시다발적으로 글을 유포했다는 점에서 흠집 내기를 위한 공작 의혹의 지적을 받고 있다. 오 후보가 해명성 반박에 나서긴 했지만 악의적 유언비어야말로 정치판을 어지럽히고 유권자의 눈을 가리는 독버섯 같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각 후보와 정당은 이번 선거가 두 전임 시장의 성추문에서 비롯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치러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800억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될 선거판의 저열한 싸움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착잡한 심정을 헤아린다면 지금이라도 페어 플레이에 나서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