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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제전쟁 반도체 시장서 재점화…삼성·SK 초긴장

정다슬 기자I 2020.05.18 03:00:00

뿔난 트럼프 "中서 전염병 오기전 美경제 최고"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 제한 '화풀이성' 경제제재
中정부 "권리 단호히 방어"..애플 등 보복조치 만지작

[이데일리 정다슬 김종호 기자] 1차 무역합의를 기점으로 봉합되는 듯싶던 미·중 관계가 다시 악화일로다.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미국이 발원지인 중국을 상대로 ‘화풀이성’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들면서 양국 간 긴장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장비회사인 화웨이를 겨냥한 반도체 수출 제한조치를 꺼내 들자 중국정부는 애플 등 미국기업을 상대로 보복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코로나19 책임론으로 악화한 양국 관계가 ‘기술패권’을 둘러싼 경제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축을 맡고 있는 국내기업들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에서 전염병(Plague)이 날라오기 전까지 미국 경제는 세계 최고였다”며 “우리는 다시, 그리고 곧 그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썼다. 아울러 “중국이 미국보다 인구가 훨씬 더 많은데도 수십년 동안 국제연합(UN),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무역기구(WTO) 등에 미국보다 적은 분담금을 내온 까닭이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정부는 중국을 국제사회에 고립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15일 내놓은 화웨이에 대한 추가제재안이 대표적이다. 제 3국 반도체 회사들도 미국기술과 장비를 부분적으로 활용했다면 화웨이와 거래를 할 경우 미국 정부의 허가를 했다. 이전에는 미국 기술 활용도가 25% 이하라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었지만, 이를 원천 차단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조치는 세계적 차원의 공급망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우리는 중국 기업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리를 단호하게 방어할 것”라고 맞섰다. 특히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중국 정부가 애플과 퀄컴, 보잉 등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블랙리스트)에 올릴 준비가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중국시장 내 접근이 사실상 차단된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이번 화웨이 추가 제재로 당장은 국내 기업이 통신과 반도체 등 분야에서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면서도 “양국 간 경제전쟁이 본격화하고 장기화하면 국내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양국 사이에서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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