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패배로 인한 당 쇄신 작업을 위해 김종인 전 총괄 선대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한 모양이다. 당 안팎에서 논란이 빚어졌지만 현역 의원과 21대 총선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은 결과 다수결로 이처럼 방안이 모아졌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으로서는 이념 진영을 바꿔가며 박근혜·문재인 정권 탄생에 일조한 데 이어 다시 보수정당의 총선 지휘 및 선거패배 이후 재건에 이르기까지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거듭 과시하게 됐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무릎을 치기보다 실망감이 앞선다는 게 솔직한 평가다. 무엇보다 보수진영에 그렇게 인물이 없느냐 하는 점 때문이다. 그가 선거대책 총괄 책임자로 거명되면서부터 제기된 질문이다. 더구나 황교안 전 대표와 함께 선거 패배에 대한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다. 그가 아무리 개인적인 식견과 능력이 출중하다고 해도 정당을 옮겨가며 목소리를 높이는 데 대해서는 국민들의 거부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자체 수습 능력을 잃어버린 보수정당에 대한 실망감이기도 하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전권’을 요구했다는 사실에서도 번지수가 어긋나는 게 아닌가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임기에 제한을 두지 말고 당헌·당규에도 구애받지 않도록 해 달라는 조건을 내밀었다고 한다. 앞으로 서너 달 뒤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까지의 한시적 역할이라면 맡지 않겠다는 뜻일 것이다. 온 힘으로 당을 살리겠다는 순수한 의지가 없지 않겠으나 바깥에 비쳐지는 인식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마치 쓰러져가는 법정관리 회사에서 자기 권리부터 챙기려 드는 위탁 관리자의 모습과 겹쳐진다.
역대 보수정권을 거치면서 요직을 꿰찼던 그 숱한 인물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사회적 이슈가 터지게 되면 진보진영 인사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데 비해 응집력과 선명성이 모자란다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이른바 보수진영에 원로다운 원로가 드물다는 얘기다. “통합당은 자존심도 없느냐”는 얘기를 들어가면서도 다시 김 전 위원장에게 고개를 수그리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정통 보수정당의 처절한 패배에 이어지는 자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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