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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유의미하게 줄어들거나, 백신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추세 전환 자체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한국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들의 고강도 금융·통화 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한국은 이번주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이번 주 제2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채권과 주식시장 안정펀드 등 금융시장 활성화 대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19일 정부는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위한 50조원의 유동성 투입을 결정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2008년 이래로 재가동되는 5조~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기금 출범을 주목해야 한다”며 “외국인의 투매에 맞서는 수급 완충 역할이 기대되는 만큼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정책과 더불어 급격한 강달러 기조 해소 역시 눈여겨봐야 할 요소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하락 속도와 폭은 지난 1987년 ‘블랙 먼데이’ 당시보다 빠르며, 최근 단기 자금시장 경색과 현금 보유 욕구와 투자상품 환매 등으로 현금화 수요가 급증하며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상황을 보면 통화스와프 체결이 된 후 현재 극도의 달러 선호는 약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19일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 Fed)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고 발표하자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44% 올라 1566.15로 1500선 탈환에 성공했다. 금융당국이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가동한다는 소식 역시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키웠다. 19일 하루만에 40원이상 급등하며 1285원선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통화스와프 소식에 전 거래일 대비 39.2원 내린 1246.5원으로 낮아졌다.
다만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코로나19 사태의 진정이야말로 근본적인 증시 회복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증시 안정의 첫 번째 열쇠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둔화”라며 “확진자 수 증가 둔화와 백신 임상실험 통과 등이 선행돼야 투자심리의 불안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나 연준 등이 내놓는 정책은 긍정적이지만 근본적인 불안심리의 해소와 미국 회사채 매입 등 신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덜어졌을 때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을 덧붙였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며 신중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각 증권사별로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지수의 예상 밴드는 NH투자증권이 1400~1600포인트, 하나금융투자가 1450~1550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