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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면적이 넓고 인구와 자원이 많으면 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 세계 면적 0.07%와 인구수 0.7%, 천연자원마저 전무한 우리나라가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청년들이 기업가정신으로 창업해 세상에 없는 혁신기술을 만들어내야만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3일 기자와 만난 황철주 이사장은 우리나라 벤처 1세대 기업인으로 1995년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을 창업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증착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회사로 일궜다. 그동안 주성엔지니어링이 업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과 기술은 총 18개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2640억원이었다. 황 이사장은 기업가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남민우 다산네트웍스(039560) 회장과 함께 2010년 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만들었다.
초대이사장을 지낸 그는 남민우 회장(2대 이사장)에 이어 지난해 말 또 다시 재단 수장 자리에 올랐다. 재단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멘토링과 창업실무교육, 아이디어 사업화, 창업경진대회, 국제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이다. 황 이사장은 지난 2월 재단 산하에 기업가정신연구소도 설립했다.
기자는 이날 황 이사장에게 ‘국민소득(GNI) 3만달러’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이어진 ‘중진국의 덫’에서 벗어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산업계 전반에 걸쳐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히려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황 이사장은 “진정한 3만달러라면 많은 이들이 공감할 텐데, ‘허수 3만달러’라면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그동안 미국과 일본 기술을 모방하는 ‘패스트팔로어’ 전략을 구사해 3만달러를 달성했다고 본다. 이 과정은 ‘지식’이 아닌 ‘노동’에 의한 압축 성장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빵(의식주)을 위해 노동을 하는 이들이 없다. 패스트팔로어 전략도 중국 등이 더 잘한다”고 말했다.
황 이사장은 “때문에 우리나라가 4만, 5만달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건국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며 “그리고 그 시작에는 기업가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리더(기업가)는 △혁신과 성공 지도를 그리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며 △성공을 위한 판단과 결정을 하고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극복하며 △성공과 희망을 공유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위해 정부 정책은 기업가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황 이사장은 밝혔다. 그는 “규제를 없애는 데 10년이 걸린다면 육성 정책은 1년 만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정부는 각 분야에서 세계 1등을 할 수 있는 벤처기업을 육성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이사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노동정책과 관련해 “세상에 불필요한 건 없다. 다만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아무리 명품 옷이라 해도 겉옷 위에 속옷을 입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