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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금천구 디지털로에서 만난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는 3D프린터를 자가재생 치료 플랫폼의 도구로 삼아 글로벌 재생의료 산업에 진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생의료는 인체의 세포와 조직, 장기를 대체하거나 복원하고, 사람 몸이 스스로 재생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의미한다. 3D 바이오 프린터 등을 활용해 인공피부와 인공뼈, 연골조직 등을 새롭게 만들어 사람 몸 속에 이식하거나 기존 장기를 대체하는 ‘조직공학’ 분야는 재생의료의 한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석환 대표는 대우자동차에서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그룹 회장과 인연을 맺고 2012년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최고경영자(CEO)로 몸을 담았다가, 3D프린터와 바이오를 결합한 재생의료 사업을 위해 지난 2012년 ‘로킷’을 창업했다.
그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재생의료 상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코스닥 상장도 추진하고 본격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벤져스’에 나오는 ‘피부재생’ 플랫폼 개발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016년까지만해도 산업용 프린터가 전체 매출의 약 80%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매출의 약 80%가 바이오프린팅 분야로 비중이 뒤바꼈다.
지난해 12월 항공기 부품 생산을 위한 대형 3D프린터를 일본에 수출하는 등 산업용 3D프린터 분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으나, 최근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3D바이오프린터 ‘인비보’를 선보이면서 큰 주목을 받는 등 재생의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로킷헬스케어가 자체 개발한 인비보는 기초연구 뿐만 아니라 치료 목적의 재생의료에도 사용이 가능한 3D바이오프린터다. 지난해 11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미용성형학회’(ISAPS)에서는 환자 본인의 세포를 이용한 3D바이오프린팅 피부재생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기존 피부재건 방식보다 흉터가 남지 않아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유 대표는 설명했다. 연골에 이식해 재생을 돕는 연골이식용 패치와, 심장근육에 이식하는 심근패치도 개발할 예정이다.
3D프린터를 만들어 치료 부위에 붙이는 것 뿐만 아니라, 3D프린터를 환자에게 부착해 세포 등 살아있는 ‘바이오잉크’를 직접 뿌려 치료하는 방식도 연구 중에 있다.
영화 ‘어벤져스2’에는 손상된 피부 부위를 인식해 새로운 세포를 맞춤형으로 피부에 직접 뿌려 순식간에 재생시키는 치료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법한 분야를 로킷헬스케어는 실제로 개발 중이다. 평면이 아니라 굴곡이 있는 사람 몸에 직접 분사, 상처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빠르면 올해 말 의료기관에서 시술단계까지 시행할 계획이다.
다음 달부터 오는 8월까지는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매사추세병원과 3D프린터를 활용한 자가 연골재생 전임상을 진행한다. 자가세포와 연골재생을 돕는 특수 바이오잉크를 사용해 환자의 손상된 연골조직 형상을 맞춤형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안과 분야에서 망막을 재생하는 패치는 동물실험에 성공했고, 세포를 피부 부위별 강도에 맞춰 주입한 셀시트(세포시트)를 통해 머리카락을 재생하는 방식도 개발 중이다.
그는 “재생의료는 피부의 흉터를 없애거나 성형할 때는 물론 심각하면 발을 잘라내야 하는 당뇨발의 경우 치료했을 때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병원에서 직접 3D바이오프린팅을 도입해 시술하면 치료제의 유통과정을 대폭 없애 결과적으로 국가의 의료비를 줄이는 것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D프린터 플랫폼을 병원에 두고 로킷헬스케어가 재료공급 및 관리, 인공장기 출력 등을 서비스하면 제약사·도매상 등을 거치지 않고 병원에서 바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의 ‘유통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구상이다. “절감한 의료비를 통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치료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며 “당연히 팔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사업 집중…코스닥 상장 포부
올해 그는 80%를 해외에서 보낼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당시 신뢰가 두텁지 않았던 바이오시밀러 사업 계획을 갖고 전 세계를 공략한 것처럼, 이번에는 재생의료 플랫폼을 갖고 글로벌 시장에 깃발을 세운다는 포부다. 이에 대비해 유럽과 미국에 현지 법인을 만들고, 임직원의 대부분이 원어민 수준의 영어가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70억원이었지만, 글로벌 시장 매출 목표는 피부·연골 등 재생의료 분야에 따라 수백억이 될 수 있다고 그는 기대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5억달러였던 세계 재생의료 시장 규모는 연평균 17.3%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6년에는 308억62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초에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할 계획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본은 재생의학에 주력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제대로 된 산업이라고 할만큼 성장하지 않았다”며 “재생의료 분야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 일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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