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협 테마주가 꿈틀거린 시기는 지난 2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7일 북한을 방문한다는 국무부의 발표가 있고나서부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동을 하면서 방북 시기에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방북이 결정되면서 북·미간 대화가 진전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1~5)일 대표 경협주인 개성공단 입주기업 인디에프(014990)와 좋은사람들(033340) 주가는 전주대비 각각 22.78%, 11.13% 급등했다. 경협의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 현대엘리베이(017800)터가 10% 이상 올랐으며 아시아종묘(154030) 한국내화(010040) 현대건설기계(267270) 화성밸브(039610) 디케이락(105740) 대명코퍼레이션(007720)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3.22%, 5.91%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을 방문한 후 7일 당일 일정으로 북한을 다녀와 한국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8일에는 중국을 찾는다. 시장에서는 폼페이오의 방북 성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8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당시 테마주가 급락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미국 외교수장에 거는 기대가 높음을 알 수 있다는 평가다.
관건은 한반도 평화의 핵심인 ‘비핵화’와 ‘종전 선언’과 관련한 빅딜이 이뤄질지 여부다. 리 외무상이 비핵화에 상응하는 체제 유지 등의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양국간 합의가 있지 않았냐는 해석이다. 특히 미국의 중간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상·하원 의석 확보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가 필요하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다.
다만 그동안 상황을 돌이켜 볼 때 기대만큼 큰 결실을 맺지 못한채 협상이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미국은 4일 북한과의 거래 등을 이유로 터키 기업 등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며 ‘비핵화 전까지 압박 지속’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도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 제재로 불리해질 것은 그들 자신”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협 테마주는 주가가 실적에 수렴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불확실성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무리한 투자 시 리스크를 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