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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잇단 대책에도 서울 집값 계속 오를 것"

경계영 기자I 2018.09.27 04:30:00

추석 이후 서울 주택시장 전망
"서울 1만가구 공급에 집값 뛴 곳 제외
시내 공급택지도 이미 계획돼있던 것"
집값 상승폭 둔화해도 ''상승불씨'' 여전
임대사업자 등록 늘어 거래량도 더 줄 것

그래픽=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그래도 하반기 서울 집값은 오른다.”

정부가 지난 13일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 관련 투자 수요를 위축시킨 데 이어 21일 수도권에 주택 30만호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부동산 전문가 대부분은 추석 이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이같이 전망했다. 정부의 연이은 초강수에도 무주택자와 1주택 실수요자의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집값 상승률 여전히 높다…수요 심리 잠재우기엔 대책 역부족

강력한 수요 억제 방안이 포함된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집값의 상승 폭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은 지난달 마지막주(27일) 0.45%에서 이달 첫째 주(3일) 0.47%까지 올랐다가 대책이 나오자 셋째 주(17일) 0.26%로 상승 폭을 좁혔다.

하지만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집값 상승폭이 줄었다고 안심하기엔 이 정도도 엄청난 상승률”이라고 진단했다. 통상 주간 상승률이 0.05% 안팎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0.3%에 가까운 수치도 비정상적 현상이라는 얘기다.

그는 “어떤 대책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을 비롯한 주요 수도권 내 주택에 대해 지방에서까지 수요가 더해지면서 수요는 확대됐지만 이를 충족할 만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원하던 수도권 공급 확대 방안까지 21일 나왔지만 서울을 비롯한 주요 수도권 집값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도 “서울을 비롯한 주요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공급 확대 방안이었는데도 정작 주택 공급은 주요 집값 상승 지역과 상관 없는 지역에 이뤄진다는 내용이 들어갔다”며 “서울 내 공급하겠다는 택지도 이미 서울시 생활권 계획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연이은 대책에도 집값 상승 불씨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서울에 공급하겠다고 한 1만가구는 공급 체감도가 미미해 수요 심리를 잠재우긴 어려울 것”이라며 “청약에 당첨되기 어렵거나 갈아타려는 1주택자를 유인할 수 있는 공급 대책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도 “8·2 대책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이 안정을 찾다가도 공급이 부족하면 다시 오르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실수요자는 이들 지역에 분양받을 만한 가점이 충분한지, 신혼부부 희망타운 대상자인지, 집 크기가 어떤지 등을 꼼꼼하게 따진 다음 이들 조건에 해당되면 기다리고, 아니라면 조정기에 내집 마련에 나서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봤다.

이와 달리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연말까지 집값 상승폭은 둔해지고 임대사업자 등록이 늘면서 거래량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수석전문위원 역시 “단기 급등에 따른 후유증, 대출 규제, 양도·종부세 압박에 공급 계획까지 나오면서 집값도 당분간 조정 국면을 보일 것”이라며 “다주택자 ‘매물 잠김 효과’는 여전해 매물 출회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꿈틀대는 전셋값, 매매값 끌어올릴까

매매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셋값 상승률까지 조금씩 오르는 점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KB주택 시장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달 첫째 주(6일)만 해도 전주 대비 0.04% 올랐지만, 이달 들어선 첫·둘째 주 0.16%→셋째 주 0.13% 등 상승 폭이 커졌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매매값이 잡히더라도 전셋값이 오르면 결국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을 사는 것) 수요 등으로 매매값까지 오르게 돼있다”며 “최근 전세가격 상승을 심상치 않게 봐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무주택자들이 추첨제 우선배정 물량 확대로 분양을 받으려 기다리거나 조정 기대심리로 매수 시기를 미룰 수 있어 전세시장이 국지적으로 다소 불안해질 수 있다”면서도 “수도권 입주 물량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많아 급등보다 박스권에서 소폭 상승 가능성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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