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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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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18.02.06 06:00:00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제 항소심 재판부의 집행유예 판결로 구속 353일 만에 풀려났다. 형량도 1심의 징역 5년에서 절반인 2년 6개월로 줄어들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판결에서 “이 부회장이 그룹승계 작업을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묵시적으로나마 청탁했다고 볼 수 없으며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에 대해서도 뇌물공여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검팀이 적용한 혐의 가운데 상당 부분을 배제한 것이다.

유무죄를 떠나 일단 이 부회장이 풀려난 것만으로도 삼성그룹에 있어서는 다행이다.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삼성의 위상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 전반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구속돼 있던 지난 1년 동안의 심각한 경영공백 상황을 살펴보면 더욱 그러하다.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세계무대에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결정 사항을 구치소에 갇혀 결재해야 한다는 자체가 구차스러웠을 것이다. 이제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경영에 복귀하게 된 만큼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가려는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번 항소심 판결을 계기로 특검팀의 수사가 처음부터 무리하게 진행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례가 드러남에 따라 탄핵정국으로 급속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관련 기업들이 함께 덤터기를 쓴 게 아니냐는 것이다. 우리 정치 현실에서 대통령이 부탁하는데 감히 거절할 수 있는 기업인은 생각하기조차 어렵다.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게 본다면 기업인들은 범법자가 아니라 엄연한 피해자의 입장이다. 대법원의 마지막 판단에서 명쾌한 결론이 내려지길 기대한다.

중요한 것은 과연 앞으로 정경유착이 완전히 끊어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그동안 청와대와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도 기업 이권에 관여하며 청탁을 주고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홍역을 치르고도 과거의 관행이 사라졌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 모습이다. 기업인들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기업에 손 벌리는 정치인들부터 엄히 단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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