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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 차게 만들어진 실종팀이건만 실종팀 경찰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업무부담은 상당한데 실적을 쌓을 수는 없는 실종팀의 성격 때문이다. 서울 모 경찰서 실종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경찰은 “하루에 실종신고는 평균 5~6건에 많으면 10건까지도 들어오는데 범죄에 연루된 실종 건은 0건에 수렴한다”며 “범죄 연루 실종건이 일어나 범인을 검거하지 않는 이상 결국 검거실적은 ‘0’이 되니 승진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종자들은 몇 시간이 지나면 자진 귀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등학생 자녀는 엄마에게 혼날까 봐 휴대전화를 끈 채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집에 돌아가고, 술에 취해 사라진 여자친구는 배터리가 방전된 핸드폰을 들고 길을 헤매다 집으로 돌아간다. 실종자가 자진 귀가 한 것은 천만다행인 일이지만 이런 경우 실종팀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게 된다. 경찰수사로 사건이 종결된 게 아니라 실종자가 제 발로 돌아감으로써 ‘저절로’ 종결됐다고 보는 까닭이다.
그러나 실종팀 경찰들은 실종자가 자진 귀가할 때까지 적어도 6~7시간은 실종자가 있을 만한 장소를 모두 뒤지는 등 고된 발품을 팔아야 한다. 만의 하나라도 납치 등 범죄에 연루됐을 수 있기 때문에 방심은 허용되지 않는다.
인근에 있는 수십, 수백 개의 CCTV를 1초 단위로 모두 돌려보고 주민과 실종자의 지인들을 상대로 탐문수색에 들어간다. 그럼에도 경찰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실종자가 집에 돌아가서 다행이라고 느끼는 안도감과 간혹 실종자를 먼저 찾았을 때 느끼는 보람이 전부다. 경찰청에서도 실종전담팀에 배치할 경찰을 찾는 데에도 꽤 고생했다는 후문이다. 아무리 열정이 넘쳐도 고생만 하고 보상은 기대할 수 없는 팀에서 언제까지나 초심처럼 수사하긴 어렵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종 수사는 다시 느슨해질 것이고 그 빈틈을 타 제2, 제3의 이영학 사건이 독버섯처럼 발생할 것이다.
제 2의 이영학 사건을 막으려면 실종 수사에 대한 내부 평가를 강화함으로써 일할 동기를 부여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베테랑 경찰도 실종팀 일을 기꺼이 맡겠다고 나설 것이며 수사의 전문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대로 실종팀이 뒷방신세가 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