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공’(늘 공무원인 직업공무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된 교수·정치인 등) 실세들에게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는 일찌감치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어공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6월 21일 “국가 경제 전체에 있어서 부총리께서 중심을 잡고 가는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김 부총리가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부총리도 취임 직후 “경제팀은 한 팀”이라며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과는 달리 ‘김동연 패싱’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일 발표된 세법개정안은 이같은 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김 부총리는 취임 전후 네 차례에 걸쳐 “소득세와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어공인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증세 필요성을 언급하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체적인 증세안을 제시하자 김 부총리는 코너에 몰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기재부에서 충분히 반영해서 (증세) 방안들을 마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지시한 것은 결정타였다. 결국 세법개정안에는 명목세율 인상 방안이 담겼다.
김 부총리는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어공들에게 휘둘려 소신을 굽혔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세법개정안과 같은 날 발표된 부동산 대책도 ‘김동연 패싱’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번 대책은 이례적으로 경제부총리가 아닌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발표했다. 어공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책 발표를 위해 휴가까지 반납하고 돌아왔다. 마찬가지로 어공인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까지 나서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앙등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라고 거들었다.
부동산 대책은 주택가격뿐 아니라 금융시장과 거시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러 부처의 조율 끝에 경제부총리가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8·2 부동산 대책 발표 과정에서 김 부총리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이에 대해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최근 두어달 동안 일어난 일들을 보면서 정권 실세가 아닌 늘공 부총리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의 최대 고비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공약 이행을 위해선 세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지만, 어공 출신 실세 장관들은 자신이 속한 부처의 예산 삭감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실세 어공들이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늘공 부총리가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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