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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한미FTA 재협상 이슈..車·철강업계 "예의주시하며 적극 대응"

성문재 기자I 2017.07.14 06:00:00

美 USTR, 韓정부에 한미 FTA 관련 서한 발송
차관세 부활, 철강 우회수출 금지 등 요구 예상

[이데일리 성문재 노재웅 기자]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추진 작업이 가시화하면서 직접적인 타깃이 되고 있는 자동차 및 철강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미국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업계는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전략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한국무역협회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현지시간) 한미 FTA를 위해 양국 특별 공동위원회 설치를 요청하는 서한을 우리 정부에 발송했다.

미국 정부는 한미 FTA 재논의를 통해 현재 자동차와 철강 분야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자동차나 철강 등 엄중한 무역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한미 FTA 재협상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미국이 그동안 내비쳐온 요구사항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 △2.5%의 자동차 관세 부활 △현대자동차(005380) 공장 이전 및 미국 현지투자 확대 △미국 자동차 수출 확대를 위한 규제완화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올초 트럼프 정부 출범에 맞춰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1년까지 5년간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하고 추가 공장 증설도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무역불균형은 다소 오해 소지가 있다”며 “FTA 재협상이 추진되더라도 현지 생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관세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도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4억9000만달러(약 17조6000억원)로,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액(16억8000만달러)의 9배에 달하지만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작년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9.5% 감소했고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22.4% 증가했다.

미국은 철강 산업과 관련해서는 △한국산 철강 관세율 인상 △중국으로의 우회수출 금지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미 대(對)미국 철강수출은 최근 몇년새 미국의 수입규제에 막혀 감소하고 있고 수출액 규모 자체가 자동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함께 무역통상 문제와 관련해 여러가지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IBK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철강, 기계산업 등에 재협상 관세가 적용될 경우 해당 분야의 수출과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협상 관세는 미국 무역적자 규모를 한미 FTA 발효 전 수준으로 돌려놓을 수 있으면서 최대 관세율보다 높지 않은 수준에서 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한미 FTA 재협상시 향후 5년간 수출이 최대 170억달러 감소하고 15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이 구체적으로 요구사항을 밝힌 상황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평택당진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수출용 자동차들. 현대글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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