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해군 함정의 수명주기는 함형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20~30년 정도다. 작전임무를 수행하다가 함정의 수명주기가 도래하면 선체의 부식 상태나 장비의 노후화 정도, 무기체계의 안전성과 전투력, 후속 대체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군 당국은 도태 여부를 결정한다.
도태가 결정되면 장비별 상태에 따라 재활용 가능한 장비와 사용할 수 없는 장비로 구분해 국방부 승인을 받아 재활용 또는 폐처리 절차를 밟게 된다. 일부 함정은 군사우호관계나 방산 수출 증진 등을 위해 우방국에 양도한다. 지방자치단체나 군부대 전시용으로 대여하기도 한다. 그 외에는 훈련용으로 재활용하거나 고철로 매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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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군의 국산 1세대 초계함인 충주함과 진주함이 지난 27일 전역식을 갖고 현역에서 물러났다. 바다를 완전히 떠나는 퇴역과는 다르게 이들 함정은 해군8전투훈련단의 예비역훈련함으로 일하다 유사시 재취역해 임무를 수행한다.
초계함은 기습적인 적의 공격에 대비해 연안 해상을 경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군함이다. 우리 해군은 1983년부터 국산 초계함인 동해함을 시작으로 4개 조선소에서 총 28척을 건조했다. 포항함이 건조되기 전 나온 동해함·수원함·강릉함·안양함은 동해함급 초계함, 포항함 이후 24척의 초계함은 포항함급이라고 부른다. 지난 2010년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한 천안함도 포항함급 초계함이다.
이번에 전역한 충주함은 포항함급으로 1984년 코리아타코마(現 한진중공업)에서 건조돼 1986년 1월 24일 진수했고 그해 9월 30일 해군에 인수됐다. 포항함급 초계함인 진주함도 1985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를 시작해 1986년 2월 12일 진수됐고 그해 10월 29일 해군에 인수됐다. 해군 함정은 보통 조선소에서 건조된 이후 물에 띄우는 진수 단계를 거쳐 해군 승조원들의 시험평가 이후 인수된다. 인수 이후에는 해당 함정에 대한 운용 개념을 정립하고 각종 훈련 등을 진행하며 이 과정이 끝나야 취역할 수 있다. 취역은 곧바로 전투에 임할 수 있는 단계로 함정은 취역 직후 해군 각 부대에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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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함과 진주함은 우리 해군의 국산 전투함 시대를 열었던 주역들이다.
1986년 11월 30일 취역한 충주함은 1함대에 예속돼 전방해역 최일선에서 해양수호 임무를 수행했다. 2012년 3월부터는 3함대에 예속돼 남방해역 경비와 세월호 구조작전 임무를 수행했다.
또한 2016년 한 해 동안 교육사 실습전대에 배속돼 미래 해군 주역을 양성하는 실습함정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는 등 30년간 임무를 완수했다.
1986년 11월 1일 취역한 진주함 역시 충주함과 함께 1함대에 예속돼 동해해역을 수호했다. 작전사 포술우수함 및 전비우수함, 승선검색반 전투기량 경연대회 우승 등을 통해 탁월한 전투수행 능력을 인정받았다.
충주함과 진주함은 모두 전장 88.3m, 전폭 10m, 높이 24.3m로 최대속력은 32노트(약 59Km/h)다. 추진체계는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과 작고 빠른 가스터빈을 함께 사용하는 구조다.
76mm 주포 2문과 40mm 부포 2문, 어뢰, 폭뢰, 중기관총(K-6) 등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대공유도탄인 ‘미스트랄’도 탑재하고 있다.
충주함과 진주함의 전역으로 여지껏 총 11척의 동해함급 및 포항함급 초계함이 작전 현장을 떠나게 됐다. 해군은 퇴역하는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해 2013년부터 인천급 신형호위함(2500톤)을 배치하고 있다. 신형호위함은 2020년까지 20여척이 취역할 예정이다.
이창규 충주함장(중령·해사50기)은 “충주함과 진주함은 단 한 번도 적의 침투와 무력 도발을 허용하지 않고 해양 수호의 핵심전력으로 임무를 완수했다”면서 “조난선박 구조지원, 실종자 탐색작전, 해군 국제관함식 참가 등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