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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는 막내 아들인 박 회장을 유독 아꼈다. 박 회장이 바둑을 접한 것도 아버지를 통해서였다.
박 회장은 “어릴 때 아버지께서 종종 ‘막둥아 바둑판 가져와라’라고 하시곤 했다”며 “나를 무릎에 앉힌 채 한 손으로 바둑교본을 들고 가르쳐 주셨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은 “박 창업주는 매우 엄했지만 막내 아들은 귀여워했다”며 “형들도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박 회장을 매우 부러워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결혼 후 분가한 이후에도) 아버지께서 자주 부르셨는데 그 때는 대하기가 어려워 자주 찾아 뵙지 않고 불효를 했다”며 “1984년에 돌아가셨으니 벌써 32년이 지난 셈”이라고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진실한 사람이 승리한다고 늘 강조하셨다”며 “그동안 아버지가 말씀하신대로 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친 덕분에 배운 바둑은 평생의 벗이 됐다.
박 회장의 바둑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기 전 박 회장은 토요일 근무가 끝난 뒤 지인들을 사무실로 불러 바둑을 함께 뒀다.
저녁 식사 시간이 아까워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으며 바둑을 두기도 했는데 당시 그룹 사옥은 배달원 출입이 제한됐다. 이 때문에 배달원이 박 회장에게 짜장면을 전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관계자는 “보안요원과 비서까지 동원돼 사옥을 돌며 짜장면 주인을 수소문하고 다녔다”며 “설마 오너가 사무실에서 짜장면을 배달시켰을 지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라고 후일담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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