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밥이 외면받고 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쌀 소비량은 크게 줄었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인당 쌀 소비량은 1980년 132㎏에서 2000년 97㎏, 2012년 79㎏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는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쌀이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이라는 잘못된 인식 탓도 크다.
쌀밥은 1960년대 이후 혼분식 장려운동으로 수난을 겪었다. 1975년 초등학교 실과 교사용 지도서에는 “흰쌀 편식은 체질의 산성화를 초래하고 대뇌변질증을 일으켜 판단력이 흐려지고 지능이 저하될 우려가 높다”는 내용이 있다. 심지어 밀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은 우수하고 쌀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은 열등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책은 밥에 대한 모든 것이다. 식품영양학자인 저자가 밥과 함께해온 한국인의 역사·문화·정서를 오롯이 책에 담았다. 사회·경제적 관점보다는 인문학적 접근에 무게를 뒀다. 결론은 간단하다. 환경에 의해 주로 육식과 빵을 선택한 서구는 경제적으로 선진국이지만 건강면에서 불우하다는 것. 반면 밥을 주식으로 한 우리는 건강이나 문화면에서 축복을 받았다는 것이다. 1만 5000년 전 볍씨가 충북 청원군 소로리 구석기 유적지에서 발견됐을 만큼 우리는 밥을 사랑해온 민족이다.
‘식구’(食口)는 곧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란 뜻이고, 기운과 힘을 뜻하는 ‘기’(氣)자 안에 쌀 ‘미’(米)자가 들어 있는 것은 쌀이 가진 에너지를 보여준다. 조선의 왕들은 흉년이 들 때마다 수라에 쓰는 쌀의 양과 반찬 수를 줄였다. 아기를 낳은 산모는 첫 식사로 흰 쌀밥과 미역국을 먹었다.
현미 선호에 대한 저자의 지적도 따금하다. 현미가 백미에 비해 영양소는 많지만 소화흡수율을 떨어뜨리고 몸의 칼슘을 배출한다는 것. 소화에 자신있다면 현미가 나쁘지 않지만 나이가 많거나 골다공증이 염려된다면 백미가 더 낫단다. 매일 먹지만 제대로 몰랐던 밥의 전부를 한 권에 수북이 담았다.



![내 마당인 줄 알았는데…결국 남의 땅 된 이유[판례방]](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1600318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