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 처리, 우리에게 맡기세요"..국민 권익을 알리는 사람들

이민정 기자I 2013.02.25 08:00:00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27일 올해 처음 신설되는 ‘국민권익의 날’을 앞두고 국민 권익의 파수꾼으로 활동해온 일선 조사관들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이들은 국민 고충 처리와 불합리한 행정제도 개선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고충 해결의 달인’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서상원 조사관, 황정화 조사관, 정덕양 조사관
서상원(39) 조사관은 대표적인 군 의문사 사건인 ‘김훈 중위 사건‘(1998년 사망)을 해결한 장본인이다. 그는 직접 총기 실험 등 재조사를 진행하면서 사고 당시 미흡했던 초동수사로 진상이 왜곡됐을 가능성을 밝혀냈다. 결국 10년 넘게 의문사로 분류됐던 김 중위의 ’순직’ 처리를 국방부에 권고, 복권의 기반을 다졌다. 서 조사관은 “자식을 군에서 잃은 부모들은 군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권익위 외엔 의지할 곳이 없다”며 “권익위 조사로 군에서 사망한 자녀가 순직으로 처리돼 국립묘지에 안치될 때 그 기뻐하던 부모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정화(여·44) 조사관은 지방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국가 기관 중 처음으로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분에 대한 환수 조치를 이끌어냈다. 황 조사관은 “부당 집행분에 대한 환수조치도 중요하지만 전반적인 실태 파악과 부당 사례 분석을 통해 부패비리를 방지하는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덕양(46) 조사관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반복적으로 민원을 넣는 악성 고질민원 해결의 달인이다. 정 조사관은 “사실상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민원인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해결안은 없다”며 “다만 그런 분들은 민원 제기가 하나의 일상이 돼 버렸기 때문에 그분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심을 갖고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앙부처 정책홍보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받은 권익위 홍보실 직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전성현 서기관, 박형준 서기관, 한정운 사무관, 김남영 사무관, 오신원 홍보담당관, 반지연 사무관, 김일문 주무관, 안병민 주무관, 임병록 주무관
민원해결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뛰어다닌 일선 조사관들이 있다면 권익위 홍보실 직원들은 일반 국민들에게 낯설기만 한 권익위를 적극적으로 알려 국민들이 권익위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애쓰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정부업무평가 홍보부문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고, 중앙부처 정책홍보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홍보실 관계자는 “국민 모두에게 권익위를 각인시키겠다”며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 권익위를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익위는 국민에게 신속하고 원활한 권익보호 및 권리구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08년 2월 설립됐다. 주로 중앙부처·지자체·공기업 등에서 기각한 2차 민원이 접수 대상이다. 국민 권익에 대한 의식 환기를 위해 지난해 조선의 3대 왕인 태종이 신문고 설치에 대한 교서를 내린 2월27일을 기려 국민권익의 날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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