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M&A의 날`, 하루동안 270억불이상 발표

문주용 기자I 2011.08.16 07:31:17

구글, 125억불에 모토로라 인수 발표..파기시 25억불 물어야
뱅크 오브 아메리카 86억불에 비핵심사업 매각
타임워너, 카길등 다양한 M&A성사..美기업 1조불 실탄 준비

[뉴욕= 이데일리 문주용 특파원] 뉴욕증시가 잇딴 M&A(인수 합병) 소식으로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IT 공룡인 구글이 시작해서 1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이어받더니, 곡물회사인 카길이 한몫 거들고, 에너지기업까지 가세했다. 하루동안 발표된 M&A금액은 270억달러가 넘는다.

2년동안 축적해온 현금을 대거 풀며, 업계 판도를 흔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구글, 125억불 규모 M&A 발표..파기위자료 25억불

15일(현지 시각) 세계최대 인터넷검색회사인 구글이 애플과 삼성전자로 양분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에 현금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40달러를 인수가격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 주말 종가에 63%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지난 1월 분사한 뒤 휴대폰과 셋톱박스를 생산하고 있는 IT제조업체로, 구글이 노린 것은 모토로라가 갖고 있는 1만7000개 가량되는 스마트폰 관련 특허권이다.

최근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인터디지털이 스마트폰 특허를 1300개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특허 보고`다.

M&A가 깨질 경우, 구글은 인수규모의 26%에 달하는 25억 달러의 파기 위자료를 지불하기로 했다. 반대로 모토로라는 3억7500만달러를 내기로 했다.

콜롬비아 비지니스 스콜의 도나 히첸리치 교수는 "이처럼 높은 파기 위자료로 볼때 구글이 얼마나 이 협상을 성사시키고 싶어하는지를 알수있다"고 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비핵심사업 86억불에 매각

또 자산기준 미 최대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도 캐나다지역 신용카드사업부문을 86억 달러에 토론토-도미니온 뱅크(TD뱅크)에 매각키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TD뱅크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76억달러(75억 캐나다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인수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헌 CEO는 "신용카드 사업이 미국 소비자들에게서는 핵심적인 사업이지만, 다른 브랜드 이름으로 하는 국제 소매카드 사업은 이 전략에 일치하지 않는다"며 매각 사유를 밝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4분기중에 매각을 완료할 방침이다. 은행은 190억달러의 신용카드대출을 갖고 4000명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영국과 아일랜드 신용카드 사업도 철수하겠다.

◇방송, 곡물, 에너지 등 다양…1조불 현금 투입 `준비`

또 방송분야에서도 M&A가 성사됐다.

미국 2위 케이블TV 운영사인 타임워너 케이블이 칼라일 그룹 산하의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을 30억 달러에 현금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 중서부 지역의 소비자들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또 미국 최대 곡물회사인 카길 그룹은 네덜란드의 동물영양회사인 프로비미를 21억6000만달러에 인수키로 밝혔다. 이밖에도 해양유전 채굴업체인 미국의 트렌스오션은 노르웨이의 아케르 드릴링을 14억 3000만달러에 현금 인수키로 했다.

이날 하루동안 이뤄진 M&A 금액은 지난달 11일 익스프레스 스크립츠가 메드코 헬스 솔루션을 291억달러에 인수, 미국내 최대 제약보험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 기업들의 M&A 성사규모는 771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4980억 달러에 비해 55% 늘어났다고 딜로직이 분석했다.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 기업들은 보유 현금을 꾸준히 늘려, 지난 3월말 현재 S&P 500기업이 모두 9633억달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알파인 뮤추얼 펀즈의 케빈 쇼크노프스키 매니저는 "기업들은 현금이 풍부하고 좋은 수익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밸류에이션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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