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사실 금리는 증시에 당장 영향을 미치는 단기 변수는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날 증시가 `정부의 열석발언권 행사`와 `그로 인한 금리정책 향방`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제껏 수익률을 끌어올려준 유동성 장세의 종결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작년 증시가 금융위기를 빠르게 헤쳐나올 수 있었던 것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무한정 풀린 유동성 덕이 컸다. 국내 증시 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시장 전체가 유동성 회수의 시기와 방법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증시가 출렁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오늘(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금리 변동 여부와 유동성 장세의 조정 가능성 등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경기 흐름과 시장금리 수준, 앞으로의 정책방향에 대한 의지 등에 대한 금통위와 정부의 입장을 체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겠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유동성의 힘에 이끌려 이만큼 뛰어오른 증시가 경기 펀더멘털과 기업실적 쪽으로 초점을 옮겨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만 증시의 상승추세만큼은 아직까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긍정적 시각이 유지되고 있다. 전날 외국인은 전기전자업종 비중을 축소하고, 운수장비업종 그 중에서도 조선주에 초점을 맞췄다.
IT주들을 매도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우리 증시를 이탈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며, 저평가된 업종과 종목을 찾아 공략하는 순환매적 성격이 강하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전날 삼성전자가 보여준 호(好) 실적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고 본다면, 다른 업종과 종목을 통해 외국인 매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고 이는 결국 지수 상승의 동력으로 꾸준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1700선 안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겠으나 당국 입장과 외국인 동향 등을 확인하면서 증시 참여의 기회를 노려 볼 만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