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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너무 튕겼다"..삼성 손떼 `위기`-FT

김경인 기자I 2008.10.23 07:48:52

삼성 인수철회는 원화약세 탓
로열티 지급 거부시 샌디스크 `유동성 위기`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니가 나를 거부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너도 의지할 곳 없고 불안정하긴 마찬가지야. 혼자 잘 살아봐라. 흥!"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렉스 칼럼을 통해 샌디스크 인수 계획을 철회한 삼성전자(005930)를 `지나치게 튕기는 여자친구에게 절교편지를 보낸 남자`에 비유했다. 삼성전자는 능력이 있으니 서두를 것 없는 입장이나, 샌디스크는 화를 자초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삼성전자가 인수 제안을 철회한 진짜 이유는 원화가치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원화 가치가 25% 가량 급락했고, 이 때문에 가격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샌디스크에 59억달러 규모의 현금 인수를 제안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빨리 몸을 뺀 것은 현명한 판단이며, 샌디스크는 너무 `귀여운 척` 하다가 관계를 망쳐놨다고 평가했다.

또 샌디스크의 실적이 이미 엉망인데다, 주가도 삼성전자의 인수 제안가보다 한참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샌디스크 주가는 21일 31.64% 폭락, 1년 여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FT는 지난 3분기 예상치 못한 적자를 낸 샌디스크가 운이 좋으면 2010년쯤 영업이익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낸드메모리 최강자인 삼성전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샌디스크에게 매년 약 4억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키로 한 협상이 내년 11월에 만료된다는 점에 주목, 삼성전자가 로열티 지불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법적분쟁이 벌어지겠지만,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샌디스크의 유동성이 완전히 고갈될 수 있다는 것. 결국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더 쉽게 샌디스크를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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