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안근모기자] 지난 4월부터 둔화되던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8월 들어 다시 빨라지고 있다.
다만,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빠져 나가면서 총유동성(M3)의 증가속도는 지난 6월이후 석달연속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단기 금융상품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채권형 상품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속도 다섯달만에 다시 빨라져 =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8월 한 달동안에만 5조4372억원 증가, 전달보다 증가폭이 1조3600억원 커졌다. 가계대출은 지난 3월 7조6950억원 폭증한 이후 7월까지 넉달동안은 증가세가 둔화돼 왔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데다, 신학기를 앞둔 이사수요 등이 겹치면서 주택담보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월중 중소기업 대출도 2조9766억원 늘어나 전달보다 7200억원 확대됐다. 다만,대기업 대출은 전달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1113억원 증가한 데 그쳤다.
8월중 신탁을 포함한 은행의 대출은 모두 8조6288억원 증가해 전달보다 증가폭이 2조600억원 커졌다.
한편, 프라이머리CBO 편입용 및 산업은행 신속인수용을 제외한 일반기업의 회사채 순발행은 8월중 793억원에 그쳤다. 7월중 순발행규모 555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총유동성 증가속도는 석달째 둔화 = 한국은행의 감시지표인 총유동성(M3)의 증가율은 6월중 13.5%를 기록, 전달보다 0.2%p 둔화됐다. M3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작년 12월이후 6개월만이다.
한은은 M3 증가율은 7월과 8월 들어서도 계속해서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은행의 민간신용이 완만한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 등으로 해외부문에서의 유동성 공급이 축소됐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6월 259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한 데 이어, 7월에는 3383억원으로 순매도규모를 확대한 뒤, 8월에는 1조1689억원을 팔아 지난 4월(1조6450억원)이후 가장 많은 주식 순매도를 보였다.
M3 증가율은 그러나 한은의 감시범위(8∼12%)를 여전히 벗어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상품에 자금 집중 = 8월 들어 단기 금융상품에 대한 자금집중 현상이 심화됐다. 7월중 4조2300억원 줄었던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실세 요구불 포함)이 8월에는 3조8600억원 급증했다. CD, RP, 표지어음 등 은행의 단기 시장성 수신도 1조6400억원 증가했다.
투신사의 MMF는 7월중 1조3600억원이 증가한 데 이어 8월에는 2조4600억원이 더 들어왔다. 단기 채권형 상품에도 전달 1조6300억원에 이어 8월중 1조7200억원이 유입됐다.
종금사 수신도 두 달 연속 증가해 8월에는 1813억원이 들어왔다.
◇"증시 불투명" 채권 다시 인기 = 주식형 상품으로의 자금유입은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채권형 상품으로는 자금이 대거 몰렸다. 지속적인 감소세에서 7월 3492억원의 증가세로 돌아선 투신사 채권형 수익증권은 8월 들어 1조7507억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단기상품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된 가운데, 지속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던 장기 채권형 수익증권에도 8월 들어 312억원이 순유입됐다.
회사채 발행은 부진한데 수요는 계속 늘어남에 따라 등급이 낮은 회사채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말 323bp였던 BBB0와 AA- 회사채간 금리격차는 지난달말 들어 300bp로 좁혀졌다. BBB-와 AA-간 격차도 3월말 403bp에서 지난달말에는 381bp로 축소됐다.
한편, 주식형 수익증권은 1329억원 늘어난 데 그쳤고, 혼합형에는 2억원이 더 들어왔을 뿐이다. 주식형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도 계속 둔화돼 8월에는 35억원 늘어난데 그쳤으며, 고객예탁금은 8월에도 1482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