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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압박 끝”…웹툰 제작 시간 ‘절반’으로 줄인 이 기술[AI침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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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5.12.14 09:22:35

웹툰 제작 효율화 돕는 AI 스타트업 ‘리얼드로우’
AI가 작가 그림체 및 웹툰 그리는 방식 학습
배경 구도·인물 생성 자동화…제작 시간 50%↓
“작가와 AI 공생…인간 창의력 극대화 돕는다”

챗GPT, 딥시크 대란에 다들 놀라셨나요? 이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기술 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주변에는 수많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침투해 있습니다. 음식도 AI가 만들고 몸 건강도 AI가 측정하는 시대입니다. ‘AI침투보고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 들어와 있는 AI 스타트업 기술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챗GPT)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자정을 넘긴 시각 서울의 한 웹툰 스튜디오. 형광등 아래 말라붙은 커피잔과 새벽을 견디는 작가들의 펜 소리만이 공간을 채운다. 한 컷, 또 한 컷. 작가들은 배경을 묘사하고 인물을 배치하고 동세를 살리며 끝없는 마감의 굴레를 견딘다.

작업은 끝날 것 같다가도 끝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저 멀리 불그스름한 기운이 떠오른다. 마감 시간이 다가온다는 압박이 커진다. 덩달아 커피잔을 채우고 없애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미칠 노릇이다.

오늘 한 작가의 행동이 수상하다. 같이 밤을 지새우던 그는 스케치 몇 장을 올려두고 슬며시 노트북을 덮는다. 곁눈질로 보니 배경은 이미 완성됐고 인물은 마지막 터치만 하면 될 수준으로 정돈돼 있다. 바로 웹툰 제작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리얼드로우’ 덕분이다.

‘S컷’ 10개만 입력하면 수십 장의 웹툰 1편 ‘뚝딱’

리얼드로우는 웹툰 작가의 작업을 2분의 1로 단축한다. 더 정확히는 웹툰 작업 ‘중간 단계’를 확 줄였다. 작가의 창의성이 필요한 작업 초기 단계, 극도의 섬세함이 필요한 작업 마무리 단계만 사람의 영역으로 남긴다.

웹툰 작가는 자신이 그린 가장 중요한 장면(S컷)을 10장가량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AI는 입력받은 그림을 흑백으로 가득 채웠다가 다시 원래 상태로 돌리는 확산(디퓨전) 모델 방식으로 학습한다. 학습 과정에서 새 그림을 생성해 또 다시 학습데이터로 쓰는 자체 데이터 증강 기술도 쓴다. 학습데이터가 많아질수록 AI는 작가의 그림체를 더 잘 학습하고 빈 도화지를 더 알맞게 채워넣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건 수십 장의 장면과 똑똑해진 AI다. 작가가 간단 스케치, 내용 등을 담은 ‘콘티’를 입력하면 AI는 알아서 딱 감각 있게 웹툰을 그린다. 먼저 AI는 콘티를 보고 먼저 3차원(3D) 공간을 먼저 채운다. 콘티 속 인물 위치를 보고 이 또한 3D 형태로 구도를 잡는다. 형태가 잡힌 인물에 섬세한 터치를 더한다. 거의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것 같은 정교한 캐릭터가 탄생한다. 여기에 세부적인 끝 작업만 더해주면 웹툰은 마감기한을 맞추게 된다.

웹툰 작가와 공생…“‘효율화’로 창의성 극대화하는 것”

리얼드로우는 ‘효율화’와 ‘공생’에 방점을 찍었다. AI는 웹툰 작가의 창의력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웹툰 작업 과정에서 작가의 피로도를 높이는 과정을 AI가 대신하도록 기술 고도화에 집중했다.

작가는 스토리텔링과 연출에 집중하고 나머지 제작 공정은 리얼드로우의 시스템이 병렬로 처리한다. AI가 학습하고 웹툰을 그리는 모든 과정에 장면별로 동시에 진행된다. 덕분에 소요시간도 크게 단축했다.

최상규 리얼드로우 대표는 왓차에서 오리지널 웹툰 사업을 총괄하며 작가의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세상을 꿈꿨다. 최 대표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는 없다. AI도 작가를 대체할 수는 없고 단지 작가를 도와줄 뿐”이라며 “우리도 직원 내부 작가들과 함께 공생하며 웹툰을 그리고 있다. 이들의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꾸준히 고도화하고 상업적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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