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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①] "놀유니버스, 대한민국 대표 ‘국민앱’ 되겠다"

강경록 기자I 2025.02.21 04:30:00

배보찬 놀유니버스 공동대표 인터뷰
글로벌 OTA 공세 맞서 차별화해야
고객 중심 서비스 위해 AI도입하고
개인 맞춤여행과 최적 가격 추천해
여행, 여가 시작부터 끝 돕는
'에이전트 플랫폼' 완성 목표
배 대표 "국민 앱으로 성장 후 해외 공략"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Online Travel Agency·OTA)이 주목하는 ‘빅 마켓’ 중 하나입니다.”

배보찬(사진) 놀유니버스 공동대표는 글로벌 OTA의 공세 속에서 국내 플랫폼이 처한 현실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했다. 해외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력과 시장 장악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반면 국내 OTA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로 토종 OTA가 마주한 현실은 배 대표의 말보다 더 냉혹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연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OTA 시장은 2020년 5200억달러(약 750조원)에서 2027년 9800억달러(약 1411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거대한 시장에서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등 글로벌 OTA의 점유율은 무려 97%에 달한다. 전 세계 시장을 소수의 글로벌 공룡 OTA가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OTA의 공세 속에 국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이 OTA 시장에 진출하면서다. 놀유니버스가 지난해 연말 야놀자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을 합병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올 연말을 목표로 ‘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배 대표는 “지금까지 그려온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첫 단추를 이제 끼우기 시작한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본사에서 배 대표를 만나 놀유니버스가 그리는 ‘빅 피처(큰 그림)’에 대해 들어봤다.

배보찬 놀유니버스 공동대표(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여행 산업은 국경 없어, 차별화만이 살길”

불행 중 다행일까. 국내 OTA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여행상품 만족도 조사’(2023년 9월~2024년 8월)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OTA 이용 경험률 1위는 놀유니버스(구 야놀자플랫폼)로 20%를 차지했다. 이어 여기어때(18%), 아고다(15%), 네이버(14%), 에어비앤비(9%) 순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OTA가 세계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인 놀유니버스, 여기어때, 네이버가 상위권에 포진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배보찬 놀유니버스 공동대표는 “현재 글로벌 OTA의 점유율이 한국처럼 낮은 국가는 일본 정도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국가는 이미 글로벌 OTA가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 산업은 국경이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단순한 규모 확장보다는 글로벌 OTA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글로벌 OTA들이 마지막 빅 마켓인 한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놀유니버스가 추구하는 차별화의 핵심은 ‘비욘드 커머스’(Beyond Commerce). 단순한 숙박 예약 플랫폼을 넘어 여가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것이다. 배 대표는 “야놀자플랫폼이 가격 비교와 상품 탐색 중심이었다면, 놀유니버스는 개인 맞춤형 추천을 통해 여행 계획 없이도 쉽게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최근 입주를 마친 판교 신사옥에도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과 의지를 반영했다. 놀유니버스는 새 사옥에 ‘여행과 여가를 10배 더 쉽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담아 ‘텐엑스’(10X)라는 이름을 붙였다. 여행의 전 과정을 단순화하고, 고객 개개인의 여가 활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돕는 ‘에이전트’(비서) 같은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배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과 여가를 즐겁고 행복한 일로 여기지만, 막상 준비 과정은 어렵게 느낀다”며 “놀유니버스에서 여행과 여가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 종류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입주를 마친 놀유니버스 판교 사옥 ‘텐엑스’(10X) 전경. ‘여행과 여가를 10배 더 쉽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담았다.(사진=놀유니버스)


가격 최적화 시스템 도입, 韓 대표 국민 앱 될 것

놀유니버스는 단순히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OTA가 태생적으로 취약한 ‘고객 중심 서비스’를 강화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고객의 여행과 여가 전반을 관리할 수 있다면, 더 깊이 이해하고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배 대표는 “이용자들이 온라인에서 기대한 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고객 예약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해 호텔 등 숙박 시설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객이 기대하는 편리한 예약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숙박 시설의 운영 효율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호텔 등 숙박 시설이 최적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시스템 도입도 준비 중이다. 현재 놀유니버스가 개발 중인 이 시스템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호텔의 공실률, 고객 예약 패턴, 계절별 수요 등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배 대표는 “숙박·레저 시설은 하루라도 판매되지 않으면 바로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실시간으로 최적의 가격을 제공해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이내믹 프라이싱 시스템이 도입되면 호텔은 객실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고객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숙박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해외시장 진출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무조건 서두르지는 않겠다”며, “우선 ‘대한민국 대표 국민 앱’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무리하게 글로벌 OTA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국내 고객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배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는 놀유니버스만의 강력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춘 뒤 본격적으로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특정 국가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배보찬 놀유니버스 공동대표(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배보찬 놀유니버스 대표는

△ 카이스트(KAIST) 생물과학과 학사 △PWC Global Capital Market 본부 △KPMG IT Industry 본부 △㈜야놀자 플랫폼 대표 △現 ㈜놀유니버스 공동대표 겸 ㈜야놀자 그룹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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