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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좋은 질문을 하려면 “알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그래야 구체적 질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다문다독다상량(多聞多讀多商量·많이 듣고 많이 읽으며 많이 생각함)’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챗GPT도 틀린 답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챗GPT는 질문과의 연관성에 따라 정보를 모으고 답을 내놓는데 정보의 질보단 양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이라도 합리적 의심을 해봐야 한다”며 “AI가 지닌 지식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주교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 세종시 소재 초등학교에서 약 9년간 교편을 잡았던 백 교수는 ‘질문 없는 교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인지적 구두쇠라고도 표현하는데 인간은 본래 머리 쓰기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생성형 인공지능이 편집, 제공해 주는 대로 받기만 한다면 점차 스스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뭘 더 요구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되 지식 탐구의 주도권을 AI에 내주진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 교수는 인공지능시대의 도래에 따라 교육 평가 방식의 변화도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AI가 답을 다 알려주는데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다. 평가를 서열화 도구로 본다면 이런 걱정도 성립하지만, 평가는 기본적으로 진단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생을 평가할 때도 챗GPT 사용을 허용하고 대신 챗GPT가 내놓는 답을 편집·재고하는 능력을 진단해야 한다”며 “챗GPT가 제시한 지식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또 다른 지식으로 확장·창출하는지를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