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국내 아이돌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본 뒤 한국 문화에 푹 빠졌다는 미국 국적의 카리타(22)씨는 현지 대학에서 한국 교환학생 기회가 닿자마자 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K팝을 좋아하는 그녀는 국내 아이돌 가수 노래의 가사를 곱씹으면서 한국어 공부를 한다고 설명했다. 카리타씨는 “미국에서 조금씩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벌써 10년이 넘었다”며 “배울 때마다 새롭고 재미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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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이데일리가 만난 재미교포인 진지유(22)씨 역시 미국에서 공부하다 교환학생으로 올해 한국에 왔다. 연세대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진씨는 “슈퍼주니어를 좋아하다 보니 오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가사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열풍’은 드라마와 영화 등 K콘텐츠가 한몫했다. 특히 지난해 9월 공개 이후 전 세계를 사로잡아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한 ‘오징어게임’은 외국인들을 한글과 한국문화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해외에선 ‘오징어게임’의 자막이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며 작품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공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때문에 한국 아닌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수도 증가 추세다. 세종학당재단에 따르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해외에 설치된 세종학당의 수강생 수는 지난 2019년 7만2713명, 2020년 7만6528명, 2021년 8만147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세종학당의 수도 2019년 60개국 180개소에서 2020년 78개국 213개소, 2021년 82개국 234개소로 코로나19 시국에도 꾸준히 증가했다. 세종학당재단의 관계자는 “K콘텐츠와 한류가 해외에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말과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세종학당 수요로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유행 때엔 비대면으로 수업을 실시해 운영에 지장이 없었고, 오히려 수강생이 더 늘었다”고 강조했다.
돈을 들이지 않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길도 많아졌다. 유튜브에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을 위한 영상이 넘쳐난다. 영어의 알파벳처럼 한글 자음, 모음부터 쓰고 읽는 법을 외국어로 가르쳐주는 영상 등은 수백만 회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