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올릴 수 있느냐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연간 5%대로 전망되고 있으나, 성장률은 2%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금통위 내에서도 고민이 깊어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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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25일 8월 금통위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날 금통위는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2.5%로 결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2.5%로 오르게 된다면 이는 2014년 7월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지난 7월까지 기준금리를 0.5%에서 2.25%까지 1.75%포인트나 올렸으나, 추가 인상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평가했다. 이데일리가 이번 금통위를 사흘 앞두고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1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응답자 전원이 만장일치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11일~17일까지 진행한 조사에서도 채권시장 참여자 100명중 97명(97%)가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91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 6명은 0.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나머지 3명(3%)는 동결을 점쳤다.
이번달 결정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8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전월비 0.4%포인트 내린 4.3%로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며 물가가 꺾일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추석과 겨울철 유럽발(發) 에너지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이 총재 역시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한 두 번은 더 금리가 오르더라도 긴축이라 표현하긴 어렵다”고 발언한 만큼 10·11월 올해 두 차례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의 희비를 가를 포인트는 내년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이다. 물가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예상되는 내년 연간 물가는 3.0%, 성장률은 2.0% 초반 수준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는 여전히 높고 성장률은 더 낮아지는 국면이 그려진다.
당초 시장에선 물가정점 통과 기대를 근거로 한은이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2.75~3.0% 수준으로 금리를 올린 뒤 내년엔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를 빠르게 내릴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설문에서도 응답자 11명 중 5명은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불투명하다며 중립 견해를 낸 사람은 3명, 인하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은 3명이었다.
한은이 최근 이런 시장의 기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비둘기(통화완화)’적으로 해석될 수 있고, 반대로 가능성을 일축하거나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면 채권금리의 추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에서도 정책전환 기대가 한껏 부풀었지만, 최근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는 경기를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 물가를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긴축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단 매파적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금 당장 물가보단 경기를 강조했다간 금리 인상 동력과 시장 통제력을 잃고 최악의 경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잡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 할 수 있어 경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선 이 총재가 내년 정책전환 여부와 그 시점 등에 대해는 올 연말까지의 물가 상황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데이터에 따른 결정을 강조하고 있는데 한은도 통화 완화적 기조로의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