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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유럽마저 긴축 칼날…인플레 공포감에 나스닥 2.8%↓

김정남 기자I 2022.06.10 06:16:05

ECB 매파 기조…"7월·9월 금리 인상"
긴축 소극적이던 유럽마저 긴축 모드
기업 CFO 77% "내년 상반기 중 침체"
국채금리 3% 돌파…주요 기술주 약세
이 와중에…유가 120달러대 고공행진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부쩍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었다.

(사진=AFP 제공)


◇7월·9월 인상 예고한 ECB

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4% 하락한 3만2272.7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38% 내린 4017.8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5% 떨어진 1만1754.23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12% 내렸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했다. 일본은행(BOJ)과 함께 상대적으로 긴축에 소극적이었던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의 칼을 빼들면서다. ECB는 이날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로 동결하는 동시에 7월과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ECB는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9월에도 재차 금리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CB가 뒤늦게 매파 기조로 돌아선 건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럽연합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1%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ECB는 “높은 물가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ECB는 이날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6.8%, 내년 3.5%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ECB는 “9월 이후에도 지속적인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랜들 크로즈너 시카고대 교수는 CNBC에 나와 “ECB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ECB는 앞으로 공격적으로 더 나아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54% 하락한 7476.21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71%,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40% 각각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70% 내린 3724.45에 장을 마쳤다.

◇미국 5월 CPI 앞두고 긴장감

유럽뿐만 아니다. CNBC가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22명을 대상으로 5월 12일~6월 6일 실시한 올해 2분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7%는 내년 상반기 중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조지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이 4월 21일~5월 12일 미국 성인 10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는 “내년에도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073%까지 뛰었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842%까지 올랐다.

이에 주요 기술주는 하락했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60% 빠진 142.64달러에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2.08%), 알파벳(구글 모회사·-1.98%), 아마존(-4.15%), 테슬라(-0.89%) 등도 하락했다.

뉴욕 증시는 무엇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시하고 있다. 월가는 5월 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8.3%를 기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만에하나 이보다 높게 나올 경우 시장은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는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배럴당 120달러대를 유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49% 내린 배럴당 121.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원자재 분석가는 “유가가 아직 정점에 가까워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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