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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승부처는…오래가는 전고체, 12초 완충 슈퍼배터리

박민 기자I 2022.04.15 06:45:00

흔들리는 ''K배터리''③
불붙은 차세대 배터리 글로벌 기술 대전
전해질 ‘액체→고체’로 바뀐 전고체 전지
충전속도 높이고 수명은 늘리는 ‘기술 혁신’
일본 완성차업체에 스타트업도 뛰어들어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전문 전시 ‘인터배터리 2022’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민 기자]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화재 위험은 줄인 ‘꿈의 배터리’ 전고체 전지, 단 몇 초 만에 배터리를 고속 충전하고 수명도 대폭 늘린 슈퍼배터리…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총성 없는 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향후 배터리 시장 판도를 흔들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전지 개발을 위해 국내 배터리 기업을 비롯해 일본 완성차 업체까지 줄줄이 뛰어들었다. 스타트업은 수 초 만에 고속 충전이 가능하고 수명은 대폭 늘린 ‘기술 혁신’에 나서면서 글로벌 기술 대전이 뜨겁다.

배터리 업계에서 가장 ‘핫’한 분야가 전고체 전지다. 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중 하나인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구현한 전지다. 전해질은 배터리 내 이온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고체를 사용하면 유기 용매가 없으므로 이론적으로 불이 붙지 않아 안전성이 향상된다. 특히 기존보다 에너지 밀도가 더 높은 양·음극재 사용도 가능해 전기차 주행거리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국내에서 전고체 전지 상용화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삼성SDI다. 지난달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전고체 전지 ‘파일럿라인’(시험생산라인)을 착공했다. 삼성SDI는 2023년 소형 배터리, 2025년 전기차를 포함한 중·대형 배터리의 전고체 관련 기술 검증을 마치고,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전지를 시작으로 2027년 리튬황 배터리,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를 차례로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손권남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전지개발센터장은 “고분자계 전고체 단점은 낮은 이온 전도도”라며 “하이브리드 형태의 고체 전해질을 개발해 낮은 이온전도도를 극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K온 역시 양산 시점은 타사와 비슷하다. 현재 미국 솔리드파워와 함께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설비에서 제조할 수 있는 전고체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 공대 이승우 교수진과는 기존 고체 전해질의 단점으로 꼽히던 이온 전도도를 100배 향상한 ‘고체 전해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보다 더 빠른 전고체 전지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고 주도권을 넘보는 곳은 일본 완성차 업체다. 일본의 자동차 기업 혼다는 전기차용 전고체 전지 실증 생산 라인을 2024년부터 가동하고, 도요타는 2025년부터 전고체 전지를 탑재한 차량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닛산은 2024년 시제품 생산 설비 구축, 2028년 첫 정식제품 출시가 목표다.

이차전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관계자는 “전고체 전지 시장은 2025년 정보기술(IT) 시장을 중심으로 커지기 시작해, 2027년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할 것”이라며 “국내와 일본에 이어 중국·유럽 업체들도 참여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트업은 배터리 충전 속도나 수명 연장을 놓고 기술 경합이 한창이다. 에스토니니아-독일 스타트업인 스켈레톤 테크놀로지는 단 12~15초면 충전을 완료할 수 있는 슈퍼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그래핀 소재를 활용, 전력 밀도를 높여 충전을 빠르게 한 고전력 기술이 장점이다.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로의 개발이 성공하면 충전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C4V는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차세대 양극, 음극 물질을 만드는 공정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특허 기술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안전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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