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포천 관인면 ''서예마을'' 박광복 이장
하천환경 개선하고 ''서예'' 평생학습으로 주목
주민 학습 열기↑…장관·경기도지사 상 ''석권''
"농촌인구 감소 문제에도 서예마을만은 증가"
박 이장 "후손들 돌아오고 싶은 ...
[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예부터 글쓰기, 즉 ‘서예’를 덕목으로 삼았던 경기도 포천의 한 시골 마을이 이름까지 ‘서예마을’로 바꾸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포천시 최북단 행정구역인 관인면 초과리 서예마을의 박광복(
사진·62) 이장은 “‘우리도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을의 전통 ‘서예’를 주제로 한 평생학습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서예마을’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박광복 이장이 주민들의 노력으로 되살아난 연정천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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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리 서예마을이 평생학습마을로 꾸며진 지 올해 6년째 접어들었지만 초반에는 마을 주민 간에도 의견이 달라 마찰도 컸다. 하지만 지금은 주민의 배움을 향한 열정이 더욱 뜨겁다고 한다. 이런 결과를 만들기까지는 지난 2016년 취임한 박 이장의 열정과 주민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이장은 “자연이 살아나면 사람도 같이 쾌적하게 살 수 있다는 신념으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것은 자연복원이라 생각했다”며 “마을을 가로지르는 연정천을 살려 깨끗한 환경에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주민과 함께 오·폐수 유입을 감시하고 냇가에 수질정화식물인 미나리를 대량으로 심었다. 또 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전문 지식 습득도 빼놓지 않았다. 이런 주민의 작은 노력이 더해지자 연정천은 악취가 사라지고 물고기가 돌아왔다. 지난해 여름에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서식한다는 반딧불이도 나타났다. 주민이 직접 가꾼 연정천의 변화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 주민들이 서예학습을 받으며 서예연습을 하고 있다.(사진=서예마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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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은 마을 발전을 위한 또 다른 무엇인가에 열정을 녹여낼 수 있는 노력으로 이어졌고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초과리를 평생학습마을, 즉 ‘서예마을’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렇게 시작한 서예마을 만들기 사업의 결과 이제는 주민 사이에서 평생학습의 주제가 서예를 비롯한 민화, 캘리그라피까지 확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 이장은 “서예를 비롯한 각종 대회에서 우리 마을 주민이 상을 휩쓰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됐다”며 “올해부터 학습지도를 도와주는 평생학습 코디네이터로부터 자립해 마을주민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진행해갈 것이다”고 했다. 주민과 박 이장이 만들어가는 서예마을의 꿈은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마을을 돌려주자는 것에 있다.
| (사진=서예마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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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야말로 미래가 있는 곳”이라며 “후손들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176가구였던 서예마을은 지난해 185가구로 규모가 커졌다. 전국의 거의 대다수 농촌마을의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 비하면 획기적인 성과다. 또 지난 2019년에는 농협중앙회에서 주관한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경기도지사상 등을 수상했다.
박 이장은 “농촌 주민도 적극적으로 나서면 마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인구 감소 등 농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이들이 자신이 자라온 터전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