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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증권당국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강력 규제를 시사했다. 의회에 추가 규제 권한을 승인 받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이에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다수의 가격은 하락했다.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애스펀 안보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가상자산 시장을 가능한 최대 한도로 감독할 것”이라며 “SEC는 가능한 범위에서 권한을 행사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디지털화폐와 블록체인을 가르쳤던 전문가다. 그는 그동안 SEC가 가상자산거래소를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몇몇 가상자산 관련 규정들은 매우 잘 만들어져 있다”면서도 “이 분야에 (규제와 관련한) 공백이 있다”고 말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지금은 서부시대와 비슷할 정도로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충분하게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보호한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가상자산과 관련한 거래, 상품, 플랫폼에서 규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의회로부터 추가 권한을 승인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관련 규제 권한응 미흡하다는 게 골자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SEC는 최근 여러 비트코인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
겐슬러 위원장이 강력 규제를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3만831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내 2.3% 안팎 떨어진 수치다. 이날 3만7782달러까지 내렸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4.6% 넘게 떨어지고 있다. 테더, 바이낸스 코인, 도지코인 등도 하락 중이다. 주요 가상자산 가운데 카르다노만 4% 넘게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