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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스페인, 천의 얼굴을 가진 다양성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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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21.06.15 06:00:00

스페인 5000만인구에 세계 10~15위권 경제수준
세계적인 관광대국이자…자동차·新에너지·건설 강국
한-스페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격상…더많은 기회 제공할 것

[박상훈 주스페인대사] ‘스페인’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태양, 해변, 축구, 파에야, 투우, 피카소, 산티아고 순례길, 플라멩코, 가우디, 돈키호테, 알람브라궁전, 하몽, 그리고 ‘종이의 집’이나 ‘꽃보다 할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미지들이 머리를 스칠 것이다.

필자는 스페인에 부임한 후 스페인과 스페인 사람들을 좀 더 잘 이해해 보고자 다양한 분야와 계층의 여러 사람들과 만나 크고 작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느낀 한 줄 평은? 그건 스페인이 천의 얼굴을 가진 다양성의 나라라는 것이다.

6·25 전쟁 직전인 1950년 3월 수교한 한국과 스페인은 유라시아 대륙의 양쪽 끝에 있어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사실 상당한 유사점도 함께 가지고 있다. 5000만명 내외의 인구와 세계 10~15위권을 오가는 경제규모 외에도, 나란히 동족상잔의 아픈 역사와 긴 독재 시절을 극복하고 성숙한 민주화와 눈부신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루어낸 점, 그리고 가족을 중시하고 정이 많으며 얼마간 다혈질적 기질을 가진 점도 비슷하다.

스페인은 세계적인 관광대국이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작년에는 크게 줄었지만 코로나19 위기 발생 전인 2019년에는 전 세계에서 무려 8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스페인을 방문했다. 우리 한국인 관광객도 63만명에 달했다. 스페인이 그 해에 벌어들인 관광수입만도 우리 돈으로 130조원이 넘는다. 관광객 수로는 프랑스에 이어 2위, 관광수입 면에서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하지만 스페인을 태양과 해변 같은 자연환경의 축복을 받은 관광국가로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스페인은 독일에 이어 유럽 제2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강국이며, 세계 인프라 건설 시장에서 미국, 중국 등과 수위를 다투는 건설강국이다.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공중급유기 4대도 모두 스페인에서 들여왔다. 스페인의 산업분야 저력은 상당하다.

스페인은 코로나 위기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 초기에는 하루 수백 명의 국민이 속절없이 죽어갔다. 하지만 정부가 10개월 가까이 국가경계령을 발령하면서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올해 8월 중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스페인 국민들은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예전의 활기찬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고대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가발전 전략으로 친환경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디지털 뉴딜과 그 뉴딜 정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는데, 마치 두 나라가 약속이나 한 듯, 유사한 국가발전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스페인을 국빈방문한다. 2019년 10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의 국빈 방한에 대한 답방이자, 우리 정상으로서는 2007년 2월 노무현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이은 두 번째 스페인 방문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후 스페인이 접수하는 최초의 국빈방문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은 양국의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수준으로 격상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호혜적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는 협력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스페인은 카톨릭과 이슬람 문명, 대륙권과 지중해권 문화, 중앙집권과 지방분권 성향,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있는, 천의 얼굴을 가진 다양성의 나라다. 다양성은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한다. 뛰어난 역동성의 나라 한국이 다양성의 나라 스페인과 함께 그려나갈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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