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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이하 전년동월대비)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수는 2755만명으로 61만 9000명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 취업자수는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9%로 각각 1.0%포인트, 1.1%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은 0.5%포인트 하락한 4.0%였다.
취업자수, 고용률, 실업률 등 고용 3대지표는 2개월 연속 개선됐다. 3대 지표가 모두 개선된 것은 코로나19 이전인 작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지표를 뜯어보면 고용 부진이 여전했다. 지난달 연령계층별 취업자수 증감을 보면 30대와 40대는 각각 6만 9000명, 6000명 감소했다. 30~40대 취업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작년 3월부터 15개월 연속 동반 감소세다.
60세 이상의 경우엔 취업자가 45만 5000명 늘었다. 이는 지난달 증가한 전체 취업자(61만 9000명)의 73.5% 수준이다. 지난달 늘어난 취업자 10명 중 7명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인 셈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정부가 직접 일자리 사업을 조기에 시행하는 등 보건복지업의 취업자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당 취업시간대별로 보면 1~17시간 취업자수 증가율이 18.8%로 36시간 이상 취업자수 증가율(3.8%)을 크게 웃돌았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39.5시간으로 1.5% 늘긴 했지만, 단기 위주 아르바이트 등으로 취업자가 더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쉬었음’ 인구는 1000명 늘어난 228만 7000명에 달했다. 5월 기준으로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이다. 구직단념자(61만 2000명)도 3만 4000명이나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일거리가 없는 이유 등 노동시장 문제로 최근 한 달 내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다. 구직단념자가 늘수록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13.5%로 전년동월대비 1.0%포인트 낮아졌지만, 코로나19 직전인 지난해 2월(12.3%)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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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고용 회복세는 차이가 뚜렷했다. 공공일자리 비중이 큰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수는 24만 1000명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수도 1만 9000명 늘었다. 수출이 좋아지면서 5월 제조업 취업자수 증가폭도 전월(9000명)보다 확대됐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수는 13만 6000명 줄었다. 이는 2019년 6월부터 24개월째 감소세다. 코로나19로 무인 거래가 늘어났고 도매상을 거치지 않는 온라인 거래로 전환되면서 관련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대면서비스 비중이 높은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3만 9000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4만 5000명)도 취업자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6만 7000명 감소해, 2018년 12월(-2만 6000명)부터 29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 조치가 영향을 끼친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비대면 유통 확대 등 고용구조 변화가 진행 중인 도소매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등은 고용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며 “이들 분야에 대한 고용 개선, 청년·여성 등 고용 취약계층 일자리대책 등은 당장 천착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진단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계기로 일자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정보통신(IT)·소프트웨어 분야에 20~40대 이·전직을 위한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며 “기술형 창업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인 경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재취업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