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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김종인의 좌클릭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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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진 기자I 2020.10.03 07:00:00

민주화 정신 담고 호남 끌어안기…긍정적
기본소득 주장에 기업규제 3법도 ‘찬성’
당 내부 반발…국감 이후 시험대 오를 듯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 4·15 총선 참패 후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을 구하기 위해 나선 ‘구원투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떤 성적표를 받고 있을까. 오는 4일로 취임 120일째를 맞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파격행보는 아직까지 순항중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간 보수정당에서 볼 수 없었던 친호남 정책을 펴는가 하면 광주 민주화 정신을 새 정강·정책에 담았다. 또 진보진영에서 주장하던 기본소득까지 꺼내 들었다. 그간 당명 및 당색 선정 과정 등에서 일부 잡음이 있었지만, 당 쇄신 작업에 대해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오는 4일로 취임 120일째를 맞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호남 끌어안기, 기본소득 주장 등 파격행보는 아직까지 대체로 순항중이란 평가가 나온다.(사진=이데일리DB)
광주서 무릎 꿇고 수해지역 재방문

김 위원장의 좌클릭 행보는 지난 7월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새 정강·정책 초안 내용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인 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어떤 특정한 경우를 아예 명시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화는 산업화와 함께 대한민국의 건강한 두 축으로 성장했다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으며, 진영과 이념 논리를 벗어나 과거 있었던 산업화 정신뿐만 아니라 민주화 정신 사례도 기억하고 이어가자는 것이다. 또 헌법의 근간이 된 마지막 헌법 개정은 결국 6월 항쟁을 통해 만들어진 1987년 체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국민의힘 측 설명이다. 6월 항쟁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 현재 만들어진 헌법가치를 존중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당시 당 내부에서도 호응이 높았다.

김 위원장의 또 하나의 파격적인 행보는 광주 방문이었다. 그는 지난 8월 19일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 영령 앞에 울먹이며 사죄했다. 보수정당 지도부로선 처음으로 무릎도 꿇었다. 지난 20대 국회 때 일부 당원의 막말에 대해서도 사죄했다.

그는 또 자신이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서도 사죄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의 문 앞에서 사과 발언을 하는 도중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의 호남 끌어안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8월 초 수해가 발생한 전남 구례군과 전북 남원시 등을 방문해 현지 민심을 달랬으며,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로 하여금 호남지역에 제2의 지역구를 두기로 당 내부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던 전남 구례를 50여일 만에 다시 방문해 주민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정경제 3법과 관련해 재계의 우려와 당 내부 반발에도 좌고우면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사진=이데일리DB)
경제3법 ‘좌고우면’ 않을 듯

김종인표 좌클릭의 행보 중 또 다른 하나는 기본소득 언급이다. 기본소득은 그간 진보세력에서 주장해온 분야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4차산업 시대가 다가오면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며, 이들의 기본 생활을 보전해주기 위해 정치권에서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본소득제란 정부 재정으로 전 국민에게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일각에서는 국가 재정으로 운영하는 만큼 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증세가 아닌 중복되는 현금성 복지(기초연금 등)를 통·폐합하는 등 기존 재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증세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최근에는 재계와 정치권이 주목한 이슈의 중심에도 섰다. 기업규제 3법이라고도 불리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이 법안들은 정부와 여당에서 입법 추진중이다. 정부·여당은 불공정거래 관행을 없애고 시장경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재계에서는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그간 재계 편에 섰던 보수정당의 지도부가 경제민주화와 함께 공정경제 3법에 찬성하면서 재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재계 관계자들이 지난달 김 위원장을 찾았지만, 그의 뜻을 굽히긴 힘들어 보인다. 문제는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재계 입장을 너무 고려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관련 법안들은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적이 있으며, 기업에 대한 독소조항은 입법과정에서 빼면 된다고 강조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순항하던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국정감사 이후 추진될 공정경제 3법 입법과 관련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으로 고비를 맞을 지, 아니면 리더십 부각의 기회가 될지 정가(政街)의 눈은 이달 말 그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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