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기자]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 ‘저금리 시대’를 예고하면서 수십억원대 재산이 있는 자산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자산가들은 최근 미국 달러화와 채권형 펀드, 금융파생상품 등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한편 절세를 통해 실질적인 이자수입을 높이는 전략 등으로 저금리 시대에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자산가들의 재테크 전략을 통해 저금리 시대, 재테크 팁을 얻을 것을 조언한다.
21일 은행권 프라이빗 뱅커(PB)들은 최근 투자자금이 국내 채권 쪽으로 몰려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현재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대부분 연 2% 이하지만 국내 채권형펀드 위험등급 가운데 가장 안전한 펀드의 수익률은 연 2.5~3%로 집계된다. 비교적 안전한 투자상품이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려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채권형 펀드를 유망 재테크 상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채권형 펀드는 위험성이 낮고 수익성도 예금보다 좋다”며 “언제든 인출도 가능해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성이 확보된 미국 등 선진국 국채나 국채·회사채가 섞인 우량 채권상품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특히 달러 투자를 추천한다. 이는 글로벌 경기 부진과 대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안전자산 확보, 통화 다변화를 위한 전략이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자산가들이 우리 경제에 대해 보수적으로 보는 편”이라며 “이에 따라 달러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자산가들은 미국 주식을 직접 달러로 투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절세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절세 요건은 자산가들이 깊이 살펴보는 부분이다. 안은영 신한은행 PWM판교센터 PB팀장은 “저금리 시대에 자산가들은 절세를 통해 실질적인 이자수입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앞으로 비과세나 세금 감면 상품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과세 성격의 즉시연금 상품도 자산가들이 활용하는 대표적인 절세 상품이다.
한편 PB들은 1%대 저금리 시대인만큼 수익성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당장 주식시장에 돈을 넣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한 PB는 “주식 투자보다는 주가연계증권(ELS)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파생상품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로 적절한 수준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