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아나운서 출신으로 유튜버의 길을 선택한 신미정 씨는 정형화된 아나운서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그의 제스처는 상당히 컸고 목소리가 유달리 우렁찼다. 무엇보다 웃음 소리가 남성 못지않게 우렁찼다. 뼛속부터 끌어 오르는 끼를 주체할 수 없어 보이는 그는 “여자 전현무가 꿈”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방송하는 회사원, 답답한 생활에 퇴사 결심
지난 5일 오후 여의도 공원에서 신 아나운서를 만났다. 하얀 드레스를 예쁘게 차려입은 그는 유튜브 영상에서 보다 훨씬 더 아담한 체구였다. 그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다 OBS 정규직 아나운서로 5년간 일했고 2년 전 퇴사를 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은 늘 정규직 아나운서를 꿈꾸지만 막상 정규직이 되고 나니 그가 상상했던 생활이 아니었다. 그는 “정규직 아나운서 시절에는 방송을 하는 회사원 같은 느낌이 강했다”며 “회사에 다니는데 중간 중간에 방송을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작 방송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하릴없이 자기 책상을 지키고 앉아 있어야 했다. 그 시간에 어떤 활동을 했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하게 “네티즌 활동을 했다”며 웃었다. 물론 남는 시간에 책상에 앉아 자기계발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에겐 ‘답답한 생활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2년째 고정 수입 없이 프리랜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회사를 때려치운 일은 아주 잘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유튜버로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기록을 쌓아가고 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는 말이다.
◇유튜버로 성공하는 사람 극소수에 불과
처음엔 그도 순식간에 유튜버 스타가 될 줄 알았다. 끼 많은 아나운서였고 나름 재치 있는 진행으로 인정도 받았다. 지금도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방송 섭외는 남다른 끼의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튜버의 대박 코드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정형화 된 제도권에서 방송을 하던 사람들은 그 틀을 깨는 일이 쉽지 않다”며 “지금도 기존 방송에 비하면 반말도 하면서 하고 싶은 대로 방송을 하지만 유튜브 세상에선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기대만큼 구독자 수가 늘지 않아 속상한 적도 많았다고 했다. 5분 짜리 영상을 한 편 만드는 데 꼬박 밤을 새우며 공을 들이지만 그만큼 호응이 없을 때도 있어서다.
하지만 남들도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컨텐츠 크리에이터 ‘번아웃증후군’을 이겨낸 비결은 ‘모태관종’이다. 그는 스스로를 모태관종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예쁜 옷을 샀으면 남들이 다 알아줘야 하지 않겠냐며 한번 태어난 인생인데 관심을 받고 싶다고 했다.
그는 초보 유튜버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과욕은 금물”이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취미로 시작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