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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만난 이주성 아키드로우 대표는 “우리나라는 오토데스크를 비롯한 외국산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며 “토종 브랜드로는 우리가 처음인 만큼, 올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IT건축 스타트업 아키드로우는 자신만의 셀프 인테리어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아키스케치’를 개발해 운영하는 업체다.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 웹을 통해서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기본 평면도에 자신이 원하는 가구를 가상으로 배치해보며 인테리어를 꾸며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 대표는 “본인이 직접 인테리어를 해보기 전에 직관적으로 가구 등 소품을 미리 배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가격대가 높은 가구를 구입하기 전에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아키스케치 홈페이지에 가입 후, 이용자가 자신이 꾸밀 실내 공간 크기 및 형태를 설정하면 3D 공간으로 변환된 화면상에 가구를 놓거나 벽면, 바닥 색상까지 바꿀 수 있다. 이른바 DIY(Do It Yourself) 인테리어족들을 위한 유용한 도구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아파트 90% 정도의 실내 도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 80여개의 가구·전자 업체와 제휴돼있고 제휴 업체의 제품 모두를 그대로 아키스케치 프로그램상에서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도면 소프트웨어로는 CAD 등이 있으나 전문 프로그램으로서 접근성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아키드로우가 구현한 3D 도면을 통해서는 특별한 전문 지식이 없는 초보자들도 웹·애플리케이션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아키스케치에서 배치할 수 있는 가구만 400종이 넘는다.
그런 이 대표는 창업 전 한 중소 건축회사에서 현장을 다니며 시공 관리 업무를 담당했었다. 당시 이 대표는 CAD로 도면을 만들어 완공될 건물을 고객사에 설명할 일이 많았다. 이 대표는 “그런 도면을 봐도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 쉽지 않아 설명에 애를 먹는 일이 많았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인테리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던 중, 내부를 3D로 변환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생각해냈다”고 했다.
그렇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2014년 아키드로우를 설립한 이 대표는 아키스케치를 개발하는 데 3년을 소요했다. 이 대표는 “9~10명 정도 직원이 있었으나 프로그램 개발 시간이 길어지자 하나 둘씩 회사를 나가기 시작해 결국 2명이서 일당백으로 회사를 이끌어나갔다”며 어려웠던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인고의 시간이 지난 후, 2017년 처음으로 선을 보인 아키스케치는 이후 킥스타터를 통해 글로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도 진행했다.
이달에는 3D 스캐너도 공식 출시했다. 스마트폰과 연동한 스캐너를 통해 실내를 직접 측정하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내부 평면도를 3D로 변환해준다. 이 대표는 “한국보다는 DIY 문화가 더 발달한 미국 등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외국은 평상시에도 도면 작업을 하는 게 일반화돼있다”며 “국내에는 인테리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청년창업사관학교 제8기 졸업식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지금은 아파트 같은 홈퍼니싱 분야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빅데이터를 모아 상가를 비롯한 상업시설에도 아키스케치 서비스를 적용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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