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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기 쌍용자동차 생산본부장은 현대·기아차에 이은 내수 3위에 오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26일 쌍용차 평택공장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내 감회에 젖은 듯 감개무량한 모습이었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10만9140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2.3% 늘었다. 9년 연속 성장세이며, 2002년(14만8166대) 이후 16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실제 쌍용차는 2009년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다. 대우와 중국 상하이차 등 주인이 바뀌면서 2009년 법정관리, 옥쇄파업에까지 이르렀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2015년 회사의 명운을 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경영난 속에서도 티볼리에어,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 매년 신차를 출시했다.
쌍용차 부활의 최대 비결은 제품 품질뿐만 아니다. 송 본부장은 “절체절명의 생존위기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된 것은 ‘노사 상생’이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사라질 뻔한 위기를 온몸으로 체득한 덕분일까. 쌍용차 노사는 “회사가 있어야 내가 있다”는 마인드로 지난해 9년 연속 무분규를 이뤘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생산의 유연성을 높인 것도 내수 3위 탈환의 요인 중 하나다. 송 본부장은 “티볼리가 잘 팔릴 때 1라인 물량을 2라인으로 넘기는 등 근로자들이 먹거리를 나눠 양보하면서 적기 생산을 이뤘다”며 “2014년부터 노조와 매년 물량 증감이나 직무 전환배치를 논의해 생산의 유연성을 높인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주 52시간 근무에 발맞춰 주간 연속 2교대(8+8)를 시행한 것도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됐다.
송 본부장은 현장 직원들의 생산 혁신 활동이 수익성 개선에 큰 몫을 담당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원가절감 활동에 나섰다”며 “지난해 테마별로 230건 개선활동을 진행해 76억원 규모 비용을 절감했다”고 했다. 또 현장 직원들이 품질 향상에 직접 나서는 개선활동으로 생산에 있어서 600건 이상의 애로사항을 해결했다. G4렉스턴 프레임 보디를 고정하는 장치(stopper)를 개발하는 등 지난 3년간 11만7000건 경영 개선을 이뤄 절감한 비용은 38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송 본부장은 “올해 생산본부 슬로건은 ‘타임스 업’으로 생산 활성화 작업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고, 새로 출시하는 신차도 성공 시켜 내수 3위를 수성할 것”이라며 “올해는 쌍용차에게 마의 벽으로 여겨지는 ‘16만대’를 달성해 안정적인 턴어라운드를 다지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