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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人] 文 대통령 유럽순방 수행 이해진 네이버 GIO

김유성 기자I 2018.10.12 04:23:00

문 대통령 순방단, 16일 파리에서 '비즈니스포럼' 개최
韓佛 기업인 초청 협력 사례 공유..네이버 모범 사례
프랑스, 네이버 유럽진출의 거점 '인공지능' 연구 '스타트업' 육성
서구 진출 성공사 없는 韓 인터넷 업계에 네이버 '성과' 보일지 관심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단에 합류한다. 2016년 이후 프랑스를 거점 삼아 유럽 시장 진출을 시도 중인 이해진 GIO의 행보도 빨라지게 됐다.

이해진 네이버 GIO
◇파리 비즈니스포럼에서 ‘호스트’ 역할 기대

이 GIO는 유럽 현지 시간으로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인이자, 한국과 프랑스 간 교류 협력의 모범 사례로 자리한다.

한국과 프랑스 경제인 간 교류 협력을 다지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LG전자 유럽현지 법인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가 거점인 이 GIO는 사실상의 호스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는 네이버의 스타트업 육성 공간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럽내 두번째 네이버 법인인 네이버프랑스도 있다. 프랑스 내 알프스 근처 ‘그르노블’에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전문연구소 ‘네이버랩스인유럽’이 있다.

특히 네이버의 스타트업 보육 캠퍼스 ‘스페이스 그린’은 네이버의 유럽 스타트업 육성과 보육의 상징물이다. 스페이스그린은 세계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스테이션F’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좌석 규모 80석으로 페이스북과 비슷한 규모다.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네이버랩스인유럽’(구 제록스리서치센터) 전경
◇反구글 정서, 의장 시절 佛과의 인연으로 프랑스 ‘거점화’

이 GIO는 네이버 초창기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일본 도전기는 고전의 연속이었다. 2011년 6월 출시된 라인이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네이버의 해외 진출은 탄력을 받게 됐다.

2016년 7월 네이버는 라인을 미국과 일본 증시에 상장하면서 네이버는 1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 자금은 네이버의 해외 시장 진출에 실탄이 됐다.

네이버와 프랑스와의 인연은 2015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방한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전 대통령과 한국계 프랑스인 플뢰르 펠르랭 문화부 전장관이 네이버 경영진과 만났다. 이 만남을 계기로 네이버와 프랑스는 정서적으로 가깝게 됐다.

특히 네이버는 자사 검색 포털을 통해 프랑스 문화와 역사를 더 많이 알리면서 프랑스 정부의 호감을 샀다. 더욱이 네이버는 프랑스 IT관련 기업인들 사이에서 모범 사례로 꼽혔다. 구글에 밀리지 않은 유일무이한 인터넷기업이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계기는 플뢰르 펠르렝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공직에서 퇴임하면서부터다. 스타트업 육성에 관심 많았던 펠르랭전 장관은 2015년 한불 수교 기념행사 인연을 발판 삼아 이해진 GIO와 스타트업 투자를 논의하게 됐다.

2016년 9월 이 GIO는 펠르랭 전 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이 만든 ‘K-펀드1’에 출자했다. 프랑스 내 유망 기술기업을 발굴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계기로 2017년 6월 이 GIO는 제록스로부터 인공지능연구소인 제록스리서치센터를 인수했다. 구글 등 유수의 IT기업이 제록스리서치센터를 탐냈지만, 품에 안은 곳은 네이버였다. 업계 관계자는 “프랑스 내 반 구글 정서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에는 프랑스내 네이버 법인 ‘네이버프랑스 SAS’에 2589억원을 출자했다. 이 GIO는 프랑스 내 반(反)구글 정서, 풍부한 스타트업 지원과 AI 인력 상대적으로 풍부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주도권이 미국 편향적이란 점도 프랑스 진출에 한 몫 했다. 이 GIO가 다양성에 더 가치를 둔다는 얘기다.

[이데일리 이서윤]
◇이해진의 전쟁 ‘아직 끝나지 않아’

2016년 9월 코렐리아 펀드와의 협력 사실을 밝히면서 이 GIO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힘겨운 경쟁에) 잠이 안온다”고 토로했다. 갈수록 국내 시장을 잠식해가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에 대한 걱정이다.

네이버 전 CEO인 김상헌 네이버 고문은 “네이버가 속해 있는 산업이나 매출 구조를 볼 때, 글로벌 진출 외에는 다른 성장 방안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고 본다”며 “이 GIO의 해외 시장 도전은 선택이 아니라 네이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어진 미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서비스로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후배들이 글로벌하게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자 하는 것도 이 GIO가 했던 해외 시장 진출의 또다른 이유”라며 “실제로 이 GIO는 글로벌 시장에서 후배들이 더 멋지게 성장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게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얘기하곤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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