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종전선언과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카드를 맞바꾸자는 의미다. 그런데 이처럼 미국이 환영 입장을 밝힘에 따라 종전선언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조치 차원에서 이미 발표했던 대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미국은 북·미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을 내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며 “나와 리 외무상 모두 이미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의 대표자들에게 요청했다”며 “이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과의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할 준비가 됐다”며 처음으로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했다고 특사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한 바 있다.
이처럼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는 물론 ‘관계 개선’, 즉 종전선언을 포함한 평화체제 구축까지 포괄한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식화하면서 양측 간 협상은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내주 유엔총회 계기에 열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 간 회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특별대표 간 접촉을 넘어 폼페이오 장관의 제4차 방북(訪北), 그에 따른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등 비핵화를 둘러싼 숨 가쁜 외교일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