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인 없이 모두가 이용하는 공유지는 제대로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폐허가 되기 십상이라는 게 정론이었다. 함께 사용하는 목초지는 지나치게 가축을 많이 풀어놔 황폐해지고 공유지인 산림은 무분별한 벌채로 인해 민둥산이 된다. 이른바 ‘공유의 비극’이다. 그래서 국가가 관리하거나 쪼개서 개인에게 나눠줘야 관리가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여성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은 공유자원을 잘 관리해온 세계 곳곳의 현장을 근거로 ‘공유’가 반드시 비극은 아니라는 사실을 전달한다. 해법은 자원을 공유하는 공동체 스스로 여러 가지 장치를 도입해 고갈될 수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것이다.
강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도 해녀계나 어촌계처럼 자체적인 규약을 정하고 공유자원을 잘 관리한 경우가 있다”며 “국가가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지역 공동체에 맡겨놓으면 잘 관리될 수 있는데 어떻게 잘 쓰는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책”이라고 평가했다.
강 원장은 공저를 포함해 자신이 쓴 50권의 저서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책으로 ‘도시에 대한 권리-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꼽는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2009년 일어난 ‘용산 철거민 참사’였다. 재개발로 인해 생업 터전에서 쫓겨나게 된 상가 세입자들이 권리금 한 푼 못 받게 되자 이대로 나갈 수는 없다며 버티다 6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친 사건이다. 강 원장은 상권 형성에 기여한 이들의 권리를 어느 정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책에서 도시에서 사는 주민이 도시의 각종 의사 결정과 도시의 편익에서 배제되는 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재개발로 인해 원래 그곳에서 살고 있던 원주민이 쫓겨나는 것이 대표적이다.
강 원장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시의 주인인 시민이 ‘도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도 출신 학자로 아시아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저자 아마티아 센은 이 책에서 개인의 자유야말로 가장 근본적인 가치라고 역설한다. 자유는 단순히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 형식적인 자유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실질적 자유여야 한다. 인간이 향유하는 다양한 자유를 확대하는 절차가 곧 발전이고, 발전의 목적은 자유를 억제하는 주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센은 주장한다.
강 원장은 “사람들이 누리는 자유의 확장, 그리고 역량 향상이 바로 진정한 발전의 목표임을 이론적, 경험적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한 책”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