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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최운열 “사고만 나면 법안 쏟아져… 규제천국될라”

김미영 기자I 2018.08.22 05:32:00

최운열 민주당 의원, 국회 입성 후 일관된 지적
“정부서 규제완화해도 국회서 수십 개 법 양산되면 효과 없다”
“의원 입법도 정부처럼 규제영향평가해야… 법 없이 사회유지돼야 선진국”
“언론, NGO도 양적 평가 아닌 질적 평가해야”

최운열 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에서 아무리 규제완화하면 뭘하나. 국회에서 수십 개 법이 양산되면 규제완화 효과가 없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초선으로 20대 국회에서 입성한 뒤 일관되게 내놓고 있는 메시지다. 20대 국회 들어서 21일 현재까지 정부가 발의해 계류 중인 법안이 404건인 데 반해 의원 발의 후 심사를 기다리는 법안은 1만240건에 달할 정도로 의원들의 법안이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한 쓴소리기도 하다. 정부에서 법 제정을 최소화하고 규제완화책을 펴고자 해도 국회에서 끊임없이 그물망을 만들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얘기다.

최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 무슨 사고만 나면 다음날 국회에서 법안이 나온다”며 “정부 입법 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규제개혁위원회와 같은 장치가 국회엔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고만 나면 촘촘하게 법을 만들려는 건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는 규제의 천국이 될 것”이라며 “국회 입법조사처 등에서 의원입법의 규제영향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등과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께도 규제영향평가 도입을 정식으로 제안하려 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법이란 게 다 규제 아닌가. 모든 사안에 법이란 장치를 마련하면 이 세상은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며 “징기스칸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둔 법조항이 39개뿐이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법 없이도, 최소한의 법으로도 사회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역설했다.

국회 차원의 규제영향평가 도입과 별도로 언론의 책임과 역할도 짚었다. 최 의원은 “의원들 법안이 수없이 발의되는 데엔 언론의 책임도 크다”며 “어느 의원이 몇 건의 법안을 발의했는지를 따져 양적지표로 의정활동을 평가하니 의원들이 신경쓰지 않을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는 “법 하나를 만들어 통과시켰어도 얼마나 사회 발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했느냐로 평가해야 맞다. 지금은 20건 발의한 의원은 우수하고, 5건 발의한 의원은 ‘놀았다’ 이렇게들 의정활동을 평가한다”며 “언론 평가는 공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양적평가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이나 NGO(비정부기구)에서 의원들을 평가할 때 질적 평가지표를 개발하면 도움이 될 듯 싶다”며 “규제영향평가를 실시해서 한 번 걸러지고, 바깥에서도 다각적인 평가 노력을 한다면 국회에서 발의되는 법안 건수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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