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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EMP에 263억 순유입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1조원 이상 자금이 유입됐다. 이중 K200인덱스에 869억원, 기타인덱스에 5914억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중 EMP펀드에 263억원 규모가 몰렸다. 작년 한해 280억원 규모가 순유입 됐음을 감안하면 자금유입이 가파른 수준이다.
EMP펀드는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주식이나 채권, 실물자산 등에 투자하는 대신 관련 ETF에 투자한다. 최근 인덱스 펀드의 성과가 액티브 펀드를 상회하면서 시중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자 운용사들이 앞다퉈 EMP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전체 공모펀드 12개 중 올해 출시된 상품이 6개다.
최근 3개월 기준 수익률은 평균 1.40%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코스피 지수가 마이너스(-) 0.49% 임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특히 설정 이후 수익률은 단 두개 펀드를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EMP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자산 배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주식, 채권, 원자재 등의 자산에 투자한다면 자산별 ETF를 2~3개 가량 활용하고 국내와 해외 등으로 투자지역을 추가로 분산하는 전략이 주로 사용된다. 여기에 각 자산별 비중에 차이를 두기 때문에 같은 ETF에 투자한다고 해도 성과가 크게 갈릴 수 있다. 따라서 EMP펀드를 고를 때는 담겨있는 상품이 지역별·자산별로 분산투자돼 있는지 살펴야 한다.
판매사에 따라 수수료 달라
수수료가 어느 수준인지도 체크 포인트다. 공모형펀드인 경우 클래스마다 다르지만 국내주식형 펀드의 총 보수는 1.3~1.8% 수준이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는 1% 미만이다. 증권사 HTS를 통해 ETF를 매매할 경우에는 증권거래세(0.3%)가 면제되고 보통 0.015%의 매매수수료가 부과된다. 반면 은행에서 신탁형태로 판매하는 ETF는 한 계좌당 약 1%의 수수료가 붙는다. EMP펀드의 총보수는 클래스별로 다르지만 0.5%~1.5% 수준으로 펀드매니저가 주기적으로 ETF 비중을 조정해야 해 수수료가 붙지만 같은 방식으로 여러개 펀드에 가입하거나 ETF를 매매하는 것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과거 나온 상품 중에 이름만 바꾼 펀드는 아닌지도 들여다 봐야 한다. 같은 펀드라도 은행, 증권사, 온라인가입 등에 따라 수수료도 차이가 난다. 이름 마지막에 붙는 알파벳을 보면 된다. A클래스는 선취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며 연간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다. B클래스는 후취 판매 수수료를 부과한다. C클래스는 선취·후취 판매수수료가 없고 판매 보수만 부과하는데 연간보수가 상대적으로 높다. D클래스는 선취·후취 판매수수료 모두 부과된다. E클래스는 인터넷으로 가입이 가능한 온라인 전용 펀드다.
지난달 출시된 ‘미래에셋글로벌4차산업EMP목표전환’ 펀드의 경우 280억원 규모를 모집했는데 2주만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며 채권형펀드로 전환했다. 이 펀드는 수익률이 5%에 도달하면 채권형 펀드로 자동 전환되는 구조다. 만일 이 펀드에 가입했다면 ‘미래에셋글로벌4차산업EMP목표전환1(주식-재간접)종류A’펀드 가입자의 총보수는 1.15%지만 ‘미래에셋글로벌4차산업EMP목표전환 1(주식-재간접)종류C-e’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0.94%를 내면 된다.
DB스타트업 글로벌4차산업EMP펀드 또한 3종류가 출시돼 있는데 ‘DBStartUp글로벌4차산업EMP자(H)[주식-재간접]ClassA’펀드는 1.15%, ‘DBStartUp글로벌4차산업EMP자(H)[주식-재간접]ClassC1’펀드는 1.45%, ‘DBStartUp글로벌4차산업EMP자(UH)[주식-재간접]ClassA-E’펀드는 0.85%가 총보수다. 가입 즉시 0.6% 포인트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작은 차이지만 몇 년씩 장기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면 수익이 크게 벌어질수도 있다.
“투자전략, 수익목표 따진 뒤 가입해야”
전문가들은 EMP펀드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미국이나 선진국처럼 ETF를 자산배분 전략으로 활용하는 EMP 상품이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ETF가 추종하는 벤치마크가 전체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만큼 6~10개의 ETF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EMP솔루션팀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곳이 EMP시장으로 채권, 주식, 커머더티 등 ETF로 자산배분하는 전략이 수요가 많고 효율적이어서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국내에서는 기관들의 투자가 먼저 이뤄지면서 최근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초기단계라서 국내 ETF에 주로 투자하는 EMP들이 많아 제대로 분산투자를 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펀드가 추구하는 전략이나 포트폴리오에 따라 성과가 크게 갈리기 때문에 투자자의 목표와 펀드의 전략이 부합하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