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문현답]30세 늦깎이 인턴 "일·학습 병행하며 자신감 찾았죠"

김소연 기자I 2018.02.12 06:00:00

동국대 입학부터 졸업까지 이론·현장직무교육 연계
IPP 장기현장실습 약 150명 참여…매년 학생 관심 증가
학생·기업 눈높이 맞추기 강조…산학협력 네트워크 구축

동국대 창업동아리 SeedLab 소속 학생들이 자동차에서 지능형 2차 사고 방지 시스템을 개발해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동국대)


청년 실업률이 9.9%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하고 있다. 기업들은 경력 위주로 인력을 채용, 취업준비생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 대학 등 교육·훈련기관은 청년 취업전선에서 첨병 역할을 한다. 대학이 어떤 교육을 시키느냐에 따라 취업 문턱은 낮아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악의 청년 취업난을 뚫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대학이 늘고 있다. 본지는 ‘취업문제, 현장에 답이 있다’는 주제로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의 노력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몇 년 동안 회계사 공부를 하면서 주변 친구들보다 늦었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앞섰어요. 시험에 낙방해 진로 고민은 깊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단(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 이정권 교수님의 추천으로 현장실습을 나갔어요.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던 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동국대 경영학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의준(30)씨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6개월간 공공기관인 ‘직업능력심사평가원’ 장기현장실습에 참여했다. 연이은 시험 낙방으로 좌절하던 차에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일했던 경험덕에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김씨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등을 기반으로 직업훈련시장의 품질을 심사·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는 김씨가 관심을 갖던 인적자원관리·NCS 분야와도 관련 있는 업무여서 의욕을 가지고 일했다.

김씨는 “고시 공부로 나이가 많은 편이라 걱정이 컸지만 인턴이 아닌 정식직원이라고 생각하며 부지런히 임했다”며 “회사 직원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 의미 있는 업무들을 맡겨줬다”고 돌이켰다. 좌절에 빠져 있던 그에게 현장실습 경험은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게 하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지난해 동국대 IPP사업단 장기현장실습 프로그램에 146명·일학습병행제에 25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장기현장실습은 4개월 이상 기업에 현장실습을 나가 실무를 배우는 프로그램이고, 일학습병행제는 4학년 1학기 이론직무교육(Off-JT)을 받고 2학기에 현장근로자 신분으로 현장에 나가 졸업 전에 해당 기업에 취업하는 채용연계형 프로그램이다. 2016년 장기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은 55명으로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홍성조 동국대 IPP사업단장 겸 학생처장은 “동국대에 입학하는 1학년부터 학생의 진로를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론직무교육과 현장직무교육(OJT, On-the-job Training)이 입학 때부터 4학년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4학년 1학기 실시하는 이론직무교육은 기업으로부터 과제를 받아 캡스톤디자인으로 진행한다. 캡스톤디자인은 산업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졸업 논문 대신 작품을 설계·제작하도록 하는 종합설계 교육프로그램이다. 학과 교수가 멘토가 돼 학생들이 기업의 애로사항을 직접 해결한다.

동국대 IPP사업단은 학생과 참여기업 간 눈높이를 맞추는 작업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장기현장실습과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할 기업을 발굴할 때 IPP 사업단 내 ‘기업심의위원회’에서 기업의 성장성·기술력·규모 등 내부 기준에 따라 참여 기업을 검토한다.

대학과 참여기업 간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산학협력협의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11월 28일 열린 협의회에 장기현장실습·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 22개사 관계자 35명이 참석했다.

심재성 동국대 IPP사업단 부단장(IPP형 일학습병행제 전담 교수)은 “현장실습의 내실을 키우기 위해 협의회를 통해 대학들이 기업의 고충이나 향후 계획을 듣고 소통하기 위한 자리”라고 소개했다.

동국대 IPP 사업단은 지난해 11월 28일 장기현장실습·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 간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참여기업 산학협력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여기업 22개사 관계자 35명이 참석했다. (사진=동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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