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년 만에 달라진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과거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던 송도 주택시장이 요즘 확 달라졌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몰려드는 수요자 및 투자자들로 입주를 앞둔 아파트에 억대 프리미엄(웃돈)이 붙고, 분양 단지는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하기 일쑤다. 송도 국제도시가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6·19 부동산 대책, 8·2 대책, 9·5 대책) 대상에서 비켜나면서 강화된 전매 제한 및 대출 규제 등을 적용받지 않는데다 대규모 광역교통망 개발 호재 및 명품 입지라는 장점을 등에 업고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가장 핫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국 반나절권’ KTX·GTX발 주택시장 훈풍
최근 송도 주택시장을 이끄는 강력한 호재는 광역 교통망 개발이다. 전국을 반나절권으로 연결하는 인천발(發) 광역 철도망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핵심 주거지역인 송도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송도는 오는 2021년 개통 예정인 인천발 고속철도(KTX)와 2025년 개통을 추진 중인 송도~마석을 잇는 광역급행열차(GTX-B)가 완공되면 전국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게 된다. 특히 인천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와 서울역을 거쳐 경기도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GTX-B노선은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GTX-B노선이 개통되면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이동거리는 기존 82분에서 27분으로 줄어들어 서울 접근성이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호재를 안고 인천 송도국제도시 주택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월 송도국제도시가 속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값은 3.3㎡당 1306만원에서 올 11월 현재 1356만원으로 3.8% 올랐다. 같은 기간 인천시 전체 평균 아파트값(3.3㎡당)은 877만원에서 904만원으로 3.1% 오르는데 그쳤다. 8·2 대책 이후에도 송도동 월별 아파트값 매맷값 변동률은 8월(0.82%)→9월(0.36%)→10월(0.04%)→11월(0.07%)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송도 GTX-B 노선 인근에 있는 ‘송도웰카운티1단지’ 아파트(전용 84㎡형)는 시세가 최고 5억4000만원으로 석달여 만에 3000만원 가량이 올랐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민간택지 아파트 경우 전매 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고 다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하다 보니 신규 분양 물량을 잡으려는 서울 등 외지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며 “8·2 대책 이후 투자 문의가 두배 이상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신규 입주 단지 분양권에도 웃돈이 꽤 많이 붙었다. 이달 21일 입주 예정인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전용 84㎡형 시세는 5억5000만원 선으로 분양가보다 1억4000만~50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은 상태다. 올 7월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도 전 타입에서 7000만~1억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규제 지역으로 묶일 수 있어 투자 신중해야”
송도국제도시는 2003년 첫 삽을 뜰 당시만 해도 인천 내에서도 유령도시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인구와 인프라가 부족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각종 인프라와 개발 호재들이 속속 완성되면서 유입 인구가 늘고 미분양 물량도 거의 사라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송도가 속한 연수구는 올 1월 미분양 가구 수가 795가구가 남아 있었지만, 7월 이후로 미분양 가구 수가 제로(0)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송도에 약 1만9000가구가 공급됐는데 모두 주인을 찾은 것이다. 올 7월 현재 송도의 전체 인구도 11만8846명으로 5년 전인 2012년 7월 말 5만7957명보다 약 2배 정도 늘었다.
송도국제도시에서는 내년 롯데몰을 시작으로 신세계복합쇼핑몰·이랜드몰(2020년 개관 예정) 등의 대형 쇼핑몰이 차례로 개관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주변 상권도 대폭 확충될 전망이다.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교통·상권·생활인프라가 대폭 확충되면서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이달 인천 연수구에서 분양한 ‘송도 SK뷰 센트럴’은 191가구 모집에 2만3638명이 몰려 평균 123.76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새 인천에서 분양한 단지 중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이다. 앞서 올 7월 분양한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 테라스’와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도 각각 평균 35.5대 1, 평균 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전 가구가 모두 마감됐다.
업계 관계자는 “송도는 분양시장 훈풍이 지속되고 8월 대책 이후로 집값이 많이 올라 정부로부터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민간택지 아파트 경우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고 다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송도 주택시장이 워낙 뜨거워 정부가 향후 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분양권 전매 금지 및 대출 제한 등 규제가 가해질 경우 주택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을 수 있는 만큼 묻지마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