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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밤의 FBI 학살‥트럼프 뇌관 터지나(종합)

안승찬 기자I 2017.05.11 05:21:55

트럼프, 러시아 내통 의혹 조사하던 FBI 국장 전격 해임
러시아 스캔들 수사 확대하려 하자 경질 초강수
워터게이트처럼 비화되나..비판 여론 급증
여야 대치 커지며 트럼프 경제정책 입법도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자 미국 정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뇌관을 건드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FBI 국장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통보 편지에는 “법무장관이 나(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의 해임을 권고했다”면서 “나는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였고, 당신은 이 편지는 받는 즉시 FBI 국장 자리에서 파면된다”고 쓰여 있다.

코미 국장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던 총 책임자다. 자신에게 칼끝을 겨누던 FBI 국장을 바로 해임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코미 국장은 해임되기 직전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강화하기 위해 인력과 예산을 늘리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미 전 국장이 ‘러시아 커넥션’의 수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경질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는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보낸 친필 사인 편지를 공개했다. 코미 국장을 해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사진=NYT)
사태는 일파만파다. 최대 정치 스캔들이 될 수 있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에 대한 조사가 차질을 빚게 될 것이란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야당은 해임된 코미 국장을 국회 청문회의 증인으로 세워 트럼프 측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FBI 국장을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고 있긴 하지만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코미 국장 해임 결정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국장 해임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시절의 ‘토요일 밤의 대학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요일 밤의 대학살은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를 직접 해임했던 사건을 말한다. 이후 뜨거운 비판에 직면한 닉슨 전 대통령은 결국 하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면 돌파할 태세다. 그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일을 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코미는 워싱턴(정치권)과 공화당, 민주당의 거의 모든 사람에게 신뢰를 잃었다”며 “사태가 진정되면 그들은 내게 고마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미는 일을 훨씬 더 잘하고 FBI의 정신과 명성을 되찾아줄 사람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을 해임한 이튿날 러시아 정부 고위 관료들을 만났다. 방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내통 의혹은 핵심 인물인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를 함께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이 면담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국장 해임으로 야당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한다. 여야 관계가 나빠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세제개편안 등 경제정책 도입 역시 늦어질 수 있다.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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