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공기청정협회는 지난 27일 공기청정기 OIT 필터 관련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코웨이(021240), 쿠쿠전자(192400), 대유위니아(071460), 위닉스(044340) 등 공기청정기를 제조하는 주요 6개 업체의 실무진이 참가했다.
이날 회의에서 협회는 실내공기청정기 단체표준인증(CA) 운영규정을 강화키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및 불안해소를 위해 단체표준인증 접수 시 향균처리가 돼 있는 필터에 대한 유독물질 함유 여부 및 안정성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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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질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필터에 사용된 향균물질에 대한 안전성 자료를 협회에 제출해야만 CA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협회에서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지만 허술했던 기존의 인증 운영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단체표준 인증은 소비자가 제품의 안전성 여부를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이번 일은 그런 인증 규정의 헛점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다. 협회가 제대로 된 직무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CA 인증이란 협회에서 운영하는 민간 단체표준 인증마크로 일반 가정 및 사무실 등에 설치되는 실내공기청정기를 대상으로 적용된다. 기존까지는 △집진효율 70% 이상 △탈취효율 60% 이하 △오존발생농도 0.05ppm 이하 소음도 55 이하(풍량에 따라 소폭 차이 있음) 등 CA 인증기준이 기능적 측면에 집중됐다. 안전성이나 사용자의 건강과 관련된 기준은 없다. 지금까지 23개 업체의 113개 제품이 CA 인증을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균제품에 대한 안전성 개념 자체가 부재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후약방문식 조치라 아쉽기는 하지만 인증 강화에 대해 업계도 수긍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철저한 검사를 통해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협회 차원에서 환경부에 유해물질 기준을 정확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유해물질 기준 정립과 관련해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