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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동부 바이오밸리의 기적]⑤1년5개월 살다 죽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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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찬 기자I 2016.06.13 06:30:00

신생 벤처 위해 수십억짜리 공동 연구시설 지원
연구자는 성공하면 일정 지분..실패해도 부담없어

랩센트럴 내 연구실. 이곳에서는 실험장비를 공동으로 쓸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고 있다.(사진=랩센트럴)
[케임브리지(美매사추세츠)=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딱 붙어 있는 랩센트럴(Lab Central). 2만8000평방피트(약 787평) 건물에 젊은 연구원들이 꽉 들어차 있다.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동료들과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는 이들도 있다. 한 눈에 보기에도 공기가 자유롭다. 마치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정보기술(IT)기업 같은 분위기다.

랩센트럴은 미국 바이오벤처의 인큐베이터와 같은 곳이다. 신생 바이오벤처들이 기업으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이곳에 머무른다.

바이오벤처는 IT벤처와 달리 초기 창업 비용이 많이 든다. 실험을 위한 연구시설을 갖추는 데만 보통 200만달러(약 23억7000만원) 가량을 써야 한다. 막 회사를 차린 신생 회사가 이 돈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랩센트럴은 실험을 위한 각종 연구시설을 공동으로 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무실도 싼 값에 빌려 주는 비영리단체다. 매사추세츠주(州) 정부 자금과 존슨앤존스 등 민간기업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랩센트럴을 둘러 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돈도 돈이지만 이런 실험실 하나 갖추려면 환경평가같은 실험실 허가 받기도 쉽지 않다”면서 “신생 회사들도 훌륭한 시설에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 같다”고 부러워했다.

랩센트럴 내의 휴식 공간. 벤처를 창업한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회의도 하고 휴직을 취하고 있다.(사진=랩센트럴)
다국적 제약회사는 수시로 이곳을 들락거린다. 매주 한번씩 이곳 사람들 전체에게 점심을 사는 회사도 있다. 밥도 사고 회의도 하면서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발견하면 서로 먼저 인수하려고 안달이다.

물론 모든 바이오벤처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수많은 회사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 랩센트럴 운영매니저 크리스타 리카타는 “최대 3년까지 랩센트럴에 있을 수 있지만 보통 17개월 정도 있다 나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곳에서는 실패도 빠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실패가 큰일이 아니다. 대부분 외부의 돈을 받아 회사를 시작하고 연구자들은 실패에 대한 부담을 거의 지지 않기 때문이다.

랩센트럴을 거쳐 MIT 인근에 바이오벤처를 창업한 강성우 박사(37)는 “지도교수와 함께 벤처캐피털을 자금을 받아 창업했는데, 지금은 펀딩 받은 돈에서 나오는 월급으로 생활한다”면서 “만약 운이 좋아 사업화에 성공하면 지도교수와 함께 각각 5%와 1%의 지분을 받고, 실패해도 손해 보는 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앤드루 로 MIT 경영대 교수는 “바이오산업은 원래 실패가 많은 분야”라며 “실패하는 걸 줄이는 게 아니라 성공 확률을 높이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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